왜 게임에 ‘중독’이 될까

위안과 도피가 필요한 순간

by 글쟁이게이머 L군

지금까지 이런저런 글을 통해서, 저는 게임이란 ‘중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게 문제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오히려 유익한 요소가 참 많은 취미라고 저는 굳건히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에만 너무 빠져서 인생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저만해도 과몰입을 심하게 해서 주변의 걱정을 샀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저 자신을 잘 컨트롤하지 못했던 시기를 뒤돌아 보면, 진짜 문제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의 불화, 불안한 진로, 꼬여가는 인간관계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기가 정확하게 게임만 하면서 지냈던 시기와 일치하거든요.


지금은 그래서 어쩌면 반대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훨씬 ‘좋지 않은 선택’을 한다던가, 더욱 ‘질이 좋지 않은 위안’으로 빠져들 수도 있었는데, 확고한 취미의 자리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더욱 심하게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말이죠.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쉽지 않은 시기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위안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쾌락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전한 취미를 꼭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렇게 위안이 필요한 순간, 평상시에 기댈 곳이 부족했던 사람들이 ‘과격한 위안’에 젖어드는 경우를 저는 많이 봐왔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왔던 사람이, 어느 순간 ‘불법적인 유희’에 빠져서 순식간에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분명 목도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틀라스 사에서 만든 게임인 페르소나 시리즈를 참 좋아합니다.

제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이 게임에 깊게 빠져들었고, 힘들어하던 저에게 많은 위로를 안겨주었던 시리즈이기 때문이죠. 이 게임과 만나지 못했다면 ‘더욱 나쁜 취미’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술 한잔,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서 물어보는 담배 한 개비.

건강을 생각하면 결코 권장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죠. 하지만 ‘이거 없으면 못 견디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네, 싸구려 위안이죠. 결국 현실도피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필요한 순간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덜 해로운 것에서 위안을 얻은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중독’에 이르면 여러모로 인생이 힘들어지니까요.


그리고 그 ‘위안’이 부디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지는 휴식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제가 힘든 시기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받았던 위로들처럼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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