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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에 타신 화가승객과 화가”오스카 코코슈카“

나는 80년대부터 90년대에 외국항공사 승무원으로 일 했는데,

그때의 에피소드이다.


승무원들은 근무 시작 전에 일등석승객의 명단과 유명인사가 있을 경우에는 수석승무원이 그 승객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미리 해 준다.


그날도 Top VIP 가 탈 것이라는 얘기를 해 줘서 우리는 어느 분인가?

궁금하게 기다렸었다


탑승이 시작되면 일등석승객이 먼저 오시는데, 정말 눈에 확~ 띄는 멋진 분이 들어오셨다.


비행하면서 긴~ 일등석 기내 식사서비스가 끝나고, 조용해졌을 때,

나는 그 승객분과 재미있게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다.


“혹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나는 화가입니다”

“ 어머~ 저는 할리우드의 배우인 줄로 짐작했어요. 너무 멋지셔서요!”


그랬더니 웃으시며


“나는 배우는 아니지만, 배우들을 그려주기도 하는 초상화가이기도 해요”


“ 어떻게 하면 그렇게 성공하실 수 있으신지요?

(일등석에 Top VIP로 타셨으니 분명히 성공하신

거라 짐작하고, 지금 생각하면 엉뚱하고 당돌한

질문을 하였다 ㅎㅎ)


그랬더니 답변이 특이했다.


” 다른 거 없어요. 할리우드 유명배우들도요, 무조건 최고로 멋지고 예쁘게 초상화를 그려 주면은

그림을 찾으러 올 때,

그림값의 몇 배의 돈을 지불하고 갑니다! “


나는 현재 비엔나에서 투어가이드로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있었던


”비엔나 1900 “


이라는 특별전시회에서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곳에서 전시되었던 작품 중에

오스트리아 유명화가


“구스타브 클림트”


( 이분의 그림 중 이곳에서만 원화를 볼 수 있는

“키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는 당시 최고의 사교계 여성들을 주로 그려 주면서

명예, 부와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화가였다.


반면에


“오스카 코코슈카”


는 우리의 정신적인 내면을 그려내려 애를 썼던

표현주의 화가였는데,

1909년 시기에 귀족들과 브르주아들의 초상화를 그려 주수입원이 되었지만,

오스카코코슈카의 초상화는 인기가 없었고,

찾으러 왔던 상류층들은

그냥 보고 돈만 놓고 그림은 안 찾아가는 일이 허다했다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냥 찾아가서 후손에게 물려줬더라면, 지금은 대단한 가치가 있는 가보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이곳 벨베데레 오스트리아국립미술관에서

오스카 코코슈카가 그린 초상화를 손님들께 설명드릴 때,

내가 만났던 또 다른 유명화가, 하지만 성공하여

부유하게 사시는 분을 만났던 일화를 곁들이기도

한다.


그렇게 설명드리면, 손님들은 더 흥미로워하시며, 처음에는 그림이

맘에 안 든다고 하셨던 분들도


“오스카 코코슈카”


의 그림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고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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