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산에 오르며 10

by 현목

비봉산에 오르며 10



비탈에 선 졸참나무

눈을 내리뜨고 제 발등을 보고 있다

소라 껍질 속에 숨어서 웅성거리는 도토리,

한 방울의 여유도 날아가 메마른

거북이 등 나무 껍질에도

때로는 따뜻한 비가 내려

속내의까지 젖은 졸참나무

산을 내려가면서 허리를 만지면

목화 솜 부드러운 화해의 살갗이

강물 소리를 낸다

아무도 듣지 않게 홀로 노래를 부른다

굽이칠 때마다 나는 신음소리도

아무도 보지 않게

살아온 날이 허밍이 되어

자신의 울림 속에 몸을 띄워놓고

비수처럼 반짝이는 강물을 허리에 차고

홀로 비탈에 기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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