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등처럼 휘어진
비봉산을 오른다
한 모퉁이, 하늘에 힘 닿는 데까지
팔 벌리고 있는 느티나무 한그루
그 아래 노동의 정맥으로 불거져나온 뿌리들
못 볼 것을 본 비밀인지
외면하는 나의 눈길
음습한 세속을 향하여
송곳으로 찌르고 나아가는 그에게
흙은 이미 부드러운 손길은 아니다
갈래갈래 갈라진 손끝으로
혼신을 다한 삼투압으로 끌어 올려
움켜 잡은 한 평도 안 되는 땅덩이
나이 50 너머 살고 있는 몇십 평 되는 아파트 한 채
나의 발에도 뿌리가 달려
옹골차게 거머쥐고 있다
언젠가 그조차 놓고 떠나가야 할
한 평생의 쥐기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