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산에 오르며 9

by 현목

비봉산에 오르며 9



할머니 등처럼 휘어진

비봉산을 오른다

한 모퉁이, 하늘에 힘 닿는 데까지

팔 벌리고 있는 느티나무 한그루

그 아래 노동의 정맥으로 불거져나온 뿌리들

못 볼 것을 본 비밀인지

외면하는 나의 눈길

음습한 세속을 향하여

송곳으로 찌르고 나아가는 그에게

흙은 이미 부드러운 손길은 아니다

갈래갈래 갈라진 손끝으로

혼신을 다한 삼투압으로 끌어 올려

움켜 잡은 한 평도 안 되는 땅덩이

나이 50 너머 살고 있는 몇십 평 되는 아파트 한 채

나의 발에도 뿌리가 달려

옹골차게 거머쥐고 있다

언젠가 그조차 놓고 떠나가야 할

한 평생의 쥐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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