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鎌倉)에서

by 현목

가마쿠라(鎌倉)에서



차는 설레이는 해거름 속을 가로질러 갔다 간간히 흩뿌리는

비에는 지난 여름의 마지막 그림자가 배어 있었다 도착한

가마쿠라를 어둠이 구름처럼 감싸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벚나무길을 아내와 둘이서 걸었다 은실 같은 골목길을 찾아서

나비처럼 헤메었다 동화 속의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닫고

있었다 닫으려고 하였다 바로 눈앞에서 석간수 물을 받아 차를

끓이는 코노미노미세*, 금강석으로 반짝 빛나는 머언 프리즘으로

보고 지나갔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코노미노미세 속을 나비가

되어 날아다녔다 문인과 화가들이 은은한 저음의 배경으로 서

있는 가마쿠라의 숲이었다 요코하마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나는

자꾸 구름으로 달을 그리고 있었다 가마쿠라를 그리고 있었다




*코노미노미세(好みの店): 돈벌기 위한 가게가 아닌 자기의 취미를 위해

즐기면서 운영하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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