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제주도의 서귀포 해변
풍경의 액자를 보고 있었다
바다 위에 부유하는 까만 허벅지,
해녀는 물속으로 자맥질해 들어간다
조그만 존재의 파문이 인다
그리고 바다는 정물처럼 있다
한순간 문을 열고 들어간 것 뿐인데
있는 것이 없는 것이 되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 되는
바다 위에는 햇살이 빛나고
바다 밑에는 검푸른 침묵이 웅크리고 있다
두 개의 현실을 가르는 한줌의 흐름
어느 쪽이 더 현실인가
나는 행동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해녀들의 자맥질 속에서
데카르트의 명제가 하얀 포말로 부서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