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깃든정자와 난자도 나의 것은 아닙니다
상실기(桑實期)와 포배기(胞胚期)에도 나는 밖의
우로(雨露)가 필요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갑자기
손에 허공을 쥐면서 내 것이 생겼습니다 그 다음부터
나에게 들어온 것은 모두 나의 소유였습니다 통장도
아내도 집도 자식도 하다 못해 애완견 신디도 무슨 무슨
번쩍이는 회장도 의사면허도나의 소유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10년 혹은 20년 후의 죽음도 나의 차지입니다
그 가진 것이 모두 공짜였습니다 ‘나’ ‘나’ 나‘…만
하다가 한 세상 가네요 이걸 버리고 가다니 너무
아깝습니다 억울합니다 나는 공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