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취객의 쓸쓸한 항변(抗卞)

by 현목

취객의 쓸쓸한 항변(抗卞)



어둠의 물 위에 네온사인들이

모네의 수련처럼 종이꽃이 피어 있고-

막이 내린 무대 아스팔트 위로

늙은 사내 파도로 휘청거리고 있다

야 이 개새끼들아

외마디 소리 돌아와 그의 목을 조르고

고꾸라지는 그를 구겨버리고

야음(夜陰)이 그를 안고 데리고 가고

돈이 말하는 이 사회 가장자리에서

파편으로 굴러다니는

그에게 한잔의 폭탄주는

아랫도리를 고드름 녹듯

녹아서 흘러가고

창백한 유성(流星) 아름답게 지나가는

깊은 밤이다


images.jpeg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림자는 실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