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도 하지
시에 입문한지도 2년이 지났는데
사랑 타령은 신물나게 들었는데
가난하단 소린 우박 떨어지듯 와글와글한데
돈 좋다는 놈은 한 놈도 없으니
너무 너무 이뻐서 죽겠다
너 없으면 얼마나 고독하고 적막하단다
신라 호텔 가도 대접 받지
죽을 때 다른 것은 빼도
너를 부장품으로 꼭 넣어다오
죽는 거 빼고는 ‘거의’ 다 가질 수 있어
여기 중요한 건 ‘다’가 아니고 ‘거의’야
맨날 부자라고 행복한 건 아니라고 말하는 건
가난한 놈들이 저도 살라고 말꼬리 잡는 거지
화냥기가 있어 조금만 눈을 딴 데 두면
가버리는 사랑이지만
너를 보듬어 주고 싶어
너의 향긋한 구린내가
나의 뇌수를 죽여준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