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방긋 웃어요
부처님의 입에 설핏 걸린
미소에 비하면 철없겠지만 말입니다
햇빛이 따신 날은 말할 것도 없고
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곤줄박이가 내 면상에 똥을 싸도
조건없이 웃는 것이
그나마 나의 어설픈 믿음이에요
물론 ‘남 몰래 흐르는 눈물’도
웃음으로 꽃 피어요
방긋 웃으려면 정장(正裝)을 입어야 합니다
입을 예쁘게 약간 벌립니다
소리가 없어야 합니다
가벼워야 해요
때론 세상 만물이
씨상이라고 날 비웃기도 하지만
웃으면 복이 오는 걸 바라는 걸 아니고요
기지개 펴는 연둣빛 자연에
내 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족한답니다
*봄맞이: 앵초과에 속하는 한·두해살이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