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목 Aug 04. 2024

『100편의 사랑 소네트』 파블로 네루다

001

001           




  마틸데: 식물의 이름, 바위, 또는 와인의

  땅에서 시작하는 것들, 그리고 오래 가는 것들의 이름;

  그 성숙 속에서 새벽이 처음 열리는 말,

  그 여름 속에 레몬의 빛이 터지는 말.  

   

  목선들이 그 이름 속으로 항해하고

  타는 듯이 푸른 파도가 그들을 둘러싼다;

  그 글자들은 내 바싹 마른

  가슴으로 흘러드는 강물.     


  세계 향기를 향해 있는

  숨겨진 터널로 가는 문처럼

  오 얽힌 포도넝쿨 속에 드러나는 이름이여!   

  

  당신의 뜨거운 입으로 내게 쇄도해다오; 당신의

  밤-눈으로 나를 심문해다고, 원한다면―나로 하여금

  한 척의 배처럼 당신의 이름 속으로 나아가게 해다오;

거기서 쉬도록 해다오.     


-----------------------------------------------------------------------------     


1 Three Essentials

①마틸데 이름은 새벽이 열리는 말이요, 여름 속에 빛이 터지는 말이다

②마틸데 이름은 내 가슴 속으로 흘러드는 강물이다

③마틸데는 포도넝쿨 속에 드러나는 이름이다     


2 Analysis by  m&s     

----ⓜ(metaphor)  ----ⓢ(statement)   ----ⓢ’(simile)     

∙마틸데: 식물의 이름, 바위, 또는 와인의----ⓢ

∙땅에서 시작하는 것들, 그리고 오래 가는 것들의 이름;----ⓢ

∙그 성숙 속에서 새벽이 처음 열리는 말,----ⓜ

∙그 여름 속에 레몬의 빛이 터지는 말.----ⓜ     

∙목선들이 그 이름 속으로 항해하고 ----ⓜ

∙타는 듯이 푸른 파도가 그들을 둘러싼다;----ⓢ’

∙그 글자들은 내 바싹 마른 가슴으로 흘러드는 강물.----ⓜ     

∙세계 향기를 향해 있는 숨겨진 터널로 가는 문처럼 오 얽힌 포도넝쿨 속에 드러나는 이름이여! ----ⓢ’     

∙당신의 뜨거운 입으로 내게 쇄도해다오; ----ⓢ

∙당신의 밤-눈으로 나를 심문해다오, ----ⓢ

∙원한다면―나로 하여금 한 척의 배처럼 당신의 이름 속으로 나아가게 해다오; ----ⓢ’

∙거기서 쉬도록 해다오.----ⓢ     

----ⓜ(4)  ----ⓢ(5)   ----ⓢ’(3)     


3 Comment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사실 그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편입니다. 기껏 아는 것이라고는 칠레 사람이고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가 ‘시는 메타포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으로 해서 저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메타포에 대해 제가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 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념적으로 공산주의자로서 민중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평생 애써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실생활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읽은 기억이 납니다. 혹시나 이른바 ‘강남 좌파’가 아니었는지 하는 의구심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그의 여성 편력이 심한 것 같습니다. 여기 나오는 여자는 이름이 마틸데 우르티아이며 세 번째 아내라고 합니다. 사림이 살다가 운이 서로 안 맞아 한 번은 이혼을 할 수 있으나 이혼을 두 번, 세 번 하면 무언가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정현종 선생이 번역한 파블로 네루다의 『100편의 사랑 소네트』는 오래 전에 사 놓고는 읽지 않다가 불현듯 집어들었습니다. 저도 나이를 들다 보니 아내와 언젠가는 헤어질 날이 올 것입니다. 네루다의 이 책을 보자 그렇다면 아내는 과연 제 평생에 어떤 존재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루다가 마틸데 우르티아에게 100편의 사랑 소네트를 썼다면 그게 제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의 사랑 소네트 첫 시를 그의 아내의 이름을 가지고 썼습니다. 네루다는 마틸데라는 이름이 자기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밝힙니다. 마틸데라는 이름은 새벽이 열리는 말이요, 여름 속에 빛이 터지는 말입니다. 마틸데라는 이름은 네루다의 가슴 속으로 흘러드는 강물입니다. 마틸데라는 이름은 포도넝쿨 속에서 드러납니다.


  진례에 온 이후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반차이어서 아내와 함께 수많은 길을 걸었습니다. 제 인생의 길에서 아내는 애인이요, 친구요, 동지입니다. 그녀는 언제나 저의 편이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장자의 해체적 사유』(정용선)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참된 사랑, 즉 대인은 이미 마음에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사랑할 대상을 따로 설정하지 않는다. 사랑이란 대상과 하나됨을 이르는 까닭이다. 사랑이란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젊어서 사랑이 어쩌니 하면서 사랑 노래를 부르면서 무슨 위대한 일이라도 벌이는 소란을 피웁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 동물의 짝짓기와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입니다. 다만 인간은 뇌가 발달되어 온갖 미사여구를 발라대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젊어서 남자는 여자의 사랑을 소유하려고 갖은 애교―돈, 명예, 지위, 혹은 진심―를 부립니다.(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가정을 이루고 오래 사는 동안 이런일 저런일을 당하고 살다 보면 우리가 대인(大人)의 경지까지는 못 오를지 모르나 대상과 하나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마틸데라는 여자를 자신의 사랑으로 삼았는데 어떻게 그녀와 하나가 되는지 그의 100편의 사랑 소네트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