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것도 비 오는 날
비 소리는 글렌 굴드의 피아노 소리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내 머리에 물방울을 튀기며
타박타박 두드리고
하이트 맥주를 까고
말라빠진 하루를 씹으면서
세상을 항복한 놈처럼
책상에 두 발을 올려놓고
참으로 편안히
늘어져 있을 수 있는 데까지
늘어져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