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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하우스>> 이해하긴 어렵지만 - 욘 포세

by Kelly

얼마 전 이 책의 작가가 2023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을 받은 ‘아침 그리고 저녁’을 5월 인문학모임 도서로 함께 읽기로 했다. 그 책 덕분일까? SNS에 이 책이 자주 보여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었다. 노르웨이 작가의 책을 읽은 건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독특성인지 아니면 노르웨이 작품의 특징인지는 모르지만 평소에 읽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주인공의 정신 상태 때문일 수도 있다. 심한 불안 증세를 가진 화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중간에 계속 자신의 불안감을 호소한다.


어린 시절 친하게 지냈던 크누텐과 자신에게 벌어진 사건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집에 칩거하며 소설을 쓰게 되었다. 그게 어떤 사건이었는지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바닷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화자는 크누텐을 비롯해 친한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하여 보트하우스에서 연습하며 시간을 보냈다. 멀리 떠난 크누텐은 음악 교사가 되었고, 방학을 맞아 시골집에 가족을 데리고 왔다. 그를 다시 만난 화자는 친구보다 친구 부인과 가까워지게 되고, 그로 인해 친구와의 사이가 벌어진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친구가 그를 불편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는 없다. 크누텐의 생각 역시 화자가 짐작한 내용일 뿐이다.


남편의 친구와 낚시를 하고 단둘이 무인도에 가는 아내, 그런 그녀를 밀어내지 못하는 화자, 그들을 바라보는 크누텐. 세 사람의 묘한 심리적 상태를 상상하며 각각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며 읽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아무리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밖에 나가지 않고 방에만 있는 화자, 남편의 친구를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아내, 아내의 마음을 알고도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계속 어머니 집에 남아있는 크누텐. 셋 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작가가 각광받는 것이 그동안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렸기 때문일까? 다음 책을 읽으면 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까? 따옴표 없이 들여 쓰기만으로 대사를 표현한 편집 형식이 마음에 든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각자의 심리 묘사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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