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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23. 2024

허리 디스크 - 태권도 348회 차

지난주 토요일에 정형외과에 갔다가 햄스트링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해서 약을 먹으며 쉬었다. 태권도도 쉬라고 하셔서 관장님께 빨리 나아 금요일에는 꼭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약을 먹으며 빨리 낫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월요일, 좀 나아졌나 싶더니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너무 안 움직여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다음에 오면 MRI 찍고 체외충격파 치료를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 목요일에는 한의원으로 가 보았다. 종이 차트가 벽에 수만 개 꽂힌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한의원이었다. 연세 있으신 환자분들이 침대같이 생긴 기구 위에 여러 분 누워 치료를 받고 계셨다. 점심시간이 아닌 걸 확인하고 갔는데 점심시간이라고 했다.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원장님이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잠깐 진료를 해 주셨다. 정말 정이 넘치는 병원이다. 아픈 부위를 말씀드렸더니 4번, 5번 디스크라고 하셨다. 어떻게 바로 아시지? 정말 신기했다.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엎드리라고 했다. “일 분이면 됩니다.” 하고 말씀하시더니 침을 여섯 대 놓으셨다. 신속함과 자신만만함에 다시 놀랐다. “이런 건 잘 나으니 걱정 마세요.” 한약을 5일분 받아 왔다.


한참을 걸었던 길을 돌아오면서 왠지 조금 나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나의 바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디스크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마음이 가뿐해졌다. 찾아보니 디스크라고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운동을 조금씩 하는 좋다고 되어 있었고, 디스크에 좋다는 운동도 소개되어 있었다. 아직 불편한 내가 도복을 주섬주섬 입고 나서니 남편이 괜찮겠느냐고 걱정했다. 앉아있는 것보다 운동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하고 도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발차기 중이었다. 나도 체조만 살살하고 왼발 옆차기를 아이들과 같이 조금 했다. 관장님께 한의원에서는 디스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발차기하지 말고 금강에 나오는 작은 돌쩌귀에서 큰 돌쩌귀로 회전하며 이동하는 것을 부분 동작으로 연습하라고 하셨다. 나와 곧 대회에 나갈 한 중학생은 거울을 보며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회전 동작을 무한 반복했다. 주춤서기로 계속 이동하는데 다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아 신기했다. 아이들이 5분 쉴 동안에도 늦게 시작한 나는 계속 같은 것을 연습했다. 처음에 잘 안 되더니 나중에는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무엇보다 다리가 아프지 않아 행복했다.


다음에는 산틀막기의 발동작만 계속 연습했다. 한쪽 다리를 고정하고 90도씩 도는 것을 번갈아 반복했다. 다리를 90도로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게 어려웠지만 손동작 없이 하니 할만했다. 시간이 다 되어 아이들은 버피를 스무 개 했고, 나는 팔 굽혀 펴기를 했다. 처음에 10개, 다음에 5개 했다. 오랜만에 하니 팔이 후들거렸다. 아이들은 의자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내리는 스쾃의 일종을 했는데 나는 쉬었다. 관장님이 나을 때까지는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아이들은 뭘 해도 참 귀엽다.


오케스트라 연습이 작년에 화요일이었다고 올해 수요일로 옮겨질 예정이어서 월, 화, 목 태권도 가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되면 오케스트라 단원 분들 중 참석하지 못한다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화요일로 바꾸어 원래대로 월, 수, 금 도장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관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잘 되었다고 하셨다. 운동하는 동안 안 아픈 걸 보니 조금씩 나아 가는 모양이다. 다음 주에는 더 좋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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