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에 출발하면 50분 전에 도장에 도착하는데 꼭 몇 분씩 늦게 출발한다. 아슬아슬하게 50분을 넘기는 날들이다. 다행히(?) 관장님이 안 계셨다. 아이들이 반환점을 돌며 고려 2 단락을 연습하고 있었다. 뒤에서 체조와 스트레칭을 잠깐 하고 3 단락부터 합류했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동작을 해서(나에게 빨리 다가와서) 성큼성큼 다니며 반복 연습했다. 낮에 동네 분이신지 어느 도장에 다니느냐고 댓글로 물으셔서 위치를 알려드렸다. 한 분 더 오시면 성인반이 다시 부활하겠지? 아이들과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귀엽기도 하고 품새를 너무 잘해서 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 선수반이라 체력훈련을 같이 하다 보면 헉헉대기 일쑤지만 그래서 좋은 점도 있다.
잠깐 쉬었다가 바로 품새 대형으로 서서 태극 4장부터 8장까지는 두 번씩, 고려와 금강은 세 번씩 했다. 4장을 오랜만에 하니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부분이 있어 아이들 보며 따라 했다. 다행히 5장부터는 그런대로 기억이 잘 났다. 금강을 할 때 갑자기 다음 동작이 생각이 안 나 머뭇거리느라 아이들이 나를 향해 서 있을 때 큰 실수를 했다. 아무도 웃지 않는데 혼자 웃음이 터져서 숨죽인 웃음을 멈추느라 혼이 났다. 뒤에는 그런대로 잘한 것 같다. 사범님이 오시더니 “오늘 너무 잘하시네요”라고 하셨다. 수요일에 관장님의 무한반복 훈련 덕분인가 보다. 동작이 조금 정교해진 것 같다.
체력단련을 시작했다. 스쾃 100개는 기본으로 하고, 요즘은 팔 굽혀 펴기를 무릎 대지 않고 한다. 몸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져 어깨가 아프지만 예전에 하나도 제대로 못 했던 것에 비하면 10개 정도는 한다. 문제는 바로 플랭크를 한 것인데 어깨를 바로 또 쓰니까 버티기가 힘들어 중간에 무릎을 두 번 대었다. 지금까지 도장에서 플랭크 하다 무릎이 닿은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굴욕적이었지만 팔 굽혀 펴기 바로 다음에 해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런지 30번 하고 끝나나 했더니 가운데 한 줄로 선 아이들 뒤에 서서 사이드 스텝으로 양쪽 벽을 짚는 것을 서른 번 했다. 도장에 그동안 다니면서 처음 한 훈련이어서 재미있었다.
나와서 건물 1층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선수반 귀여운 아이들에게 줄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뭘 좋아할지 몰라 두세 개씩 마구 담았다. 도장에 갖다 두려고 했더니 아이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하나씩 주고 남은 건 도장에 올려 두시라고 사범님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