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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n 24. 2024

태권도원 둘째 날 - 몸이 너무 무겁다

7시쯤 일어나 씻고 준비해 8시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넓은 식당이 거의 비어 있고 맨 아래층 한쪽에서 선수로 보이는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셔서 안에 들어가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 원래 단체만 준비하는데 안 오신 분이 있다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점심은 없고 저녁 6시에 오라고 하셔서 점심은 나가서 먹기로 했다. 원래 개인적으로 먹는 건 잘 안 되나 보다. 그나마 차가 있으면 나가서 먹고 오면 되는데 차 없는 학생들은 단체 아니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 태권도원에 상설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날 너무 무리를 한 건지 오전 내내 몸이 무거웠다. 왼쪽 발목도 어제부터 살살 아파 점심 먹으러 갈 때 약국에 들러 바를 걸 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9시쯤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없다가 점점 사람들이 밀려들어와 대수련장이 북적였다. 대부분 대학교 이름을 새긴 도복을 입었다. 생활스포츠가 아니라 전문이라 전공생이 많은 것 같았다. 여자 혼자 계신 분이 있어 미트를 잡아주었다. 내가 너무 못해서 미안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허공에 하는 거랑 직접 하는 건 다르다. 사람마다 거리와 높이를 다르게 해야 한다.


나가서 돈가스를 먹고 와 숙소에서 50분 정도 잠을 잤다. 원래 낮잠을 안 자는데 오전에 운동을 해서이지 꿀 같은 잠을 잤다. 무겁던 몸이 회복될 줄 알았는데 오후에도 무겁긴 마찬가지였다. 물을 하도 먹어 배가 고프지도 않았는데 6시에 가기로 한 게 생각나 식당으로 갔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차에 앉아 진주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절친)와 통화를 했다. 내일 올라가기 전에 진주에 들러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다.


다시 수련장으로 갔더니 오늘 시험 치른 분들이 다 돌아가고 생활스포츠지도사 지망생들이 속속 모였다. 보아하니 선수들은 아닌 것 같아 말 붙이기가 조금 쉬웠다. 세 분이 한 도장에서 오신 줄 알았더니 오픈채팅방에서 만나 같이 연습하기로 하고 오늘 만났다고 한다. 대단한 분들이다. 나도 그 옆에 앉아 미트도 서로 잡아주고, 같이 품새 연습도 했다. 사실 연습은 조금만 하고 수다를 많이 떨었다. 긴장되고 걱정되던 마음이 한결 편해젔다. 조금 있으니 내 또래의 남자분이 혼자 오셔서 미트 잡아드리겠다고 했다. 어디서 왔는지 묻다가 같은 시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급속히 친해져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또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강을 수영으로 건넌 건축가 분이시다. 원래 오래전 4단을 따시고 사범을 하시다가 다시 태권도가 좋아져 도전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엔 멋진 분들이 정말 많다. 저녁에는 연습을 안 해서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내일 다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란다.


참, 그렇게 찾던 짝도 만났다. 실제로 만난 건 아니고 오늘 만났던 분들이 날짜와 시간별 오픈채팅방이 따로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들어가 바로 찾았다. 아침에 오지 않고 시간 맞춰 오신다고 하니 미트 잡는 걸 연습할 시간이 안 될까 봐 걱정되긴 한다. 내가 잘 못 잡아 그분이 실력 발휘를 못하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내일 오전에도 일찍 일어나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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