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샤워 - 3월 11일 금요일

by Kelly

초롱초롱한 마흔네 개의 눈을 보며 말한다.

“이번 주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칭찬샤워를 할 거예요.”

“그게 뭐예요? 물 뿌려요?”

“매주 한 명씩을 정해 다 같이 칭찬해 주는 거랍니다.”

월요일에 미리 아이들에게 말하고 이번 주 칭찬 주인공을 뽑았다. 컵에 꽂아 둔 아이들 이름이 적힌 아이스크림 막대로 선출했다. 아이들이 조마조마해했다. 첫 주인공은 이윤선이다. 작고 귀여운 코에 동그란 얼굴이 매력적인 아이다. 아이들이 “좋겠다” 하고 말한다. 축하해! 한 주 동안 윤선이는 어떤 마음으로 생활했을까? 화가 나도 참고, 친구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했겠지?

금요일 아침, 학급 세우기(담임 재량) 시간이다. (때로는 분량이 적은 수업을 당겨서 조금 일찍 끝내고 칭찬샤워를 하기도 한다.) 칭찬 주인공은 밖으로 나갔다 들어와야 한다. 복도에서 잠시 기다리는 시간 가슴이 콩닥거리겠지? 아이들에게 포스트잇을 하나씩 나눠주고,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칭찬을 하나씩 쓰게 한다. 쓴 사람의 이름을 적으면 안 된다. 자신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표시도 하면 안 된다. 칠판 가운데에 큰 하트를 그려 놓고, 다 적은 아이들이 그 안에 포스트잇에 쓴 메모를 붙이게 한다. 금방 쓰는 아이들도 있지만 한참을 고민하는 아이도 있다. 성이 다를 경우 좀 더 그런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남자아이들의 칭찬은 짧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창밖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아이를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훈조가 발 빠르게 먼저 나가서 친구가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준다. 칭찬이나 한마디 더 써 주지.

문을 열자마자 반 아이들 전체가 우레 같은 함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윤선이가 깜짝 놀랐다가 바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함박웃음을 발사한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순간이다.

친구들이 쓴 칭찬 메모를 하나씩 읽으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칭찬을 하나 고른다.

“윤선아, 너는 예쁘고 수학도 잘하고 책을 참 많이 읽은 멋진 친구야. 이걸 쓴 사람은 누구인가요?” 하고 내가 묻자, “저요!” 하며 손을 드는 주남이. 아이들이 부러움의 박수를 친다. 칭찬 주인공과 마음에 드는 칭찬을 쓴 주인공은 ‘티끌 모아 태산’에 동그라미를 하나 할 수 있다. 칭찬 주인공은 하트 앞에서 독사진을 찍은 후 친구들이 나와 축하하며 다 같이 사진을 찍는다. 쉬는 시간 동안 앞에 나온 아이들은 친구들이 쓴 칭찬들을 같이 읽으며 다시 한번 칭찬 주인공에게 축하해 준다.

“자, 그럼 다음 주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윤선 님이 뽑아주세요. 아이들의 관심은 벌써 다음 주인공으로 넘어갔다. 윤선이가 아이스크림 스틱을 뽑아 들고 읽는다. “유은기”

“다음 주 주인공은 은기 님입니다. 축하해요. 한 주 동안 친구의 칭찬거리를 찾아보세요.”

“우와! 좋겠다.”

언젠가는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바라며 친구를 부러운 마음으로 쳐다본다. 주인공인 아이는 한 주 동안 천사가 되겠지. 누군가를 칭찬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깨닫는 시간.

쉬는 시간에 포스트잇 메모지를 모두 모아 겹친 다음 표지를 만들어 스테이플러로 고정시킨다. 맨 앞에는 내 칭찬이 들어간다.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윤선 님을 칭찬합니다! 사랑하는 문어 반 친구들’이라 적은 후 윤선이에게 주었더니 윤선이가 하나씩 다시 넘기며 꼼꼼히 읽는다. 입가에 미소가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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