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동안 리코더를 배우고 있다. 학교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가락악기 중 하나인 리코더는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잘 불 수 있어 어렵지 않은 악기다.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주름잡던 리코더가 18세기 플루트가 나오면서 독주악기의 자리를 내어주긴 했지만 요즘도 바로크 음악을 즐기는 분들을 중심으로 바로크의 헨델, 비발디, 텔레만의 아름다운 리코더 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아이들이 배우는 리코더는 주로 바로크식이 아닌 독일식이다. 악기 뒤쪽에 조그맣게 B(바로크) 또는 G(독일)라고 씌어 있다. 우리나라 학교들에서는 운지법이 조금 쉬운 독일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그걸로 준비하게 했다.
내가 3학년 때도 리코더를 했었다.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바뀌지 않은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도미레도 솔라솔솔 라도시라 솔, 옥수수 하모니카를 열심히 불던 때가 생각난다. 그렇게 계이름을 외워서 리코더를 분 덕분에 약간의 음감을 얻은 것 같기도 하다. 그때는 피아노를 배우기도 전이니까. 그렇게 보면 리코더 교육이 수십 년을 이어온 이유를 알 것 같다.
책을 인쇄해서 만들어주고, 도레미부터 가르쳐주었다. 유튜브 영상 반주에 맞춰 도레미파를 하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워 아이들이 좋아한다. 비행기나 나비야까지는 다들 잘 따라와 주었는데 라 이상 높은음을 배우면서부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피아노를 배운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진도를 너무 빠르게 나간다. 그래서 주로 처음에는 다 같이 몇 곡을 연습하고, 다음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부는 시간을 갖게 한다. 옆반에 방해될까 걱정되긴 하지만 수준에 맞는 곡을 골라 연습할 수 있는 자유 연주 시간이 아이들 실력 향상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붙잡고 가르칠 수 있다.
“재민 님 어렵지요? 앞으로 나오세요. 기원 님도, 정훈 님도 나오세요.”
아이들과 내가 같이 도레미부터 연습한다. 쉬운 곡들부터 먼저 하나씩 같이 해 본다. 천천히는 하는데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멘붕이 오는 아이들.
“괜찮아요.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집에서 꼭 연습해 보세요.”
한쪽에서는 배우지도 않은 에델바이스를 연주하고 있다. 수준별 지도가 필요한 시간이다. 나의 목표는 아이들 모두가 미까지 나오는 곡 중 하나라도 제대로 연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