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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ug 29. 2024

출간 이후

나의 첫 책 <태권도와 바이올린>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요즘 같이 책이 잘 안 팔리는 시기에 책을 쓴 건 이 책을 잡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북토크를 다섯 번 했다. 처음에는 말하면서 떨었는데 반복될수록 조금씩 담력과 넉살이 커지는 것 같다. 


며칠 전 편집자이자 대표님을 오랜만에 만나 얼마 전에 낸 전자책이 전자책 지원 프로그램(?)에 당선되어 출간한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던 터라 감사하고 좋았다. 지금 쓰고 있는 두 가지, '연구년에 이야기'와 '학급 운영에 관한 소설'을 보여드리고 그에 대해 말씀드리니 둘 다 원고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혹시 이 출판사에서 출간이 어렵다고 하면 다른 데를 찾아보려고 했던 터라 둘 다 선뜻 보내라고 하시는 말씀에 설레고 감사했다. 아직 미완이긴 하지만 이번 주 안에 된 데까지 다듬어 보내드리기로 했다. 내 책의 그림을 그려주셨던 작가님께 소설을 보여드리고 그분이 그려주신다고 하면 이번에도 귀여운 그림을 조금 넣기로 했다. 언젠가는 내가 그린 그림을 넣을 날이 올까? 


그날 오후 대표님이 교보문고에서 50권 주문이 들어왔다는 메시지를 보내셨다. 50부가 나간 게 기쁘면서도 매장에 진열만 되어 있다 반품 올까 걱정하시는 대표님의 메시지를 보면서 이분께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책으로 인해 출판사가 성장하고 다른 책을 출간할 힘을 얻으시길 진심으로 바는 마음이었다.


요즘 들어 내 책을 읽고 비슷한 관심사에 공감했다는 분들을 종종 뵙는다. 저번 북토크 때는 내 책을 읽고 북토크를 기다렸다고 하신 분이 계시기도 했다.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자와 소통하고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레고 즐겁다. 과분한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다가도 책 이야기, 음악 이야기, 운동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음 책을 쓸 희망과 용기를 얻는 나를 보며 독자와의 만남은 독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작가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년이 지나면 내 책을 선물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새로 만나는 분들 중 가끔은 사인해서 드리고 싶은 분들이 있다. 얼마 전 미술학원 선생님께 드렸더니 실내자전거 타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는 게 좋았다고... 이번에 인도네시아 방문 때도 뵙게 될 선교사님들께 드릴 선물로 가져갈 예정이다. 한국 책이 반가우실지도 모르고, 교회에 꽂혀 있으면 인도네시아 분들께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했다. 

한 권의 책은 그것을 쓴 이의 삶을 바꾸는 것 같다. 책을 쓰면서 생을 돌아보게 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 결과물이 나온 후에는 책이 스스로 돌아다니며 자기만의 삶을 산다는 것도 신기하다. 그러다 어느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 사람의 삶에 스며든다. 가끔 태권도와 바이올린 2편 언제 나오느냐고 농담 삼아 묻는 분들이 계신다. 다음 책이 2편이 될지는 모르겠다. 전작과는 성격이 조금 다를 것 같아서이다. 아직은 꿈이지만 언젠가는 나의 다른 책도 세상 빛을 보게 될 것이라 믿는다. <태권도와 바이올린>도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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