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2주 만에) 도장에 갔다. 그동안 저녁마다 일이 있거나 공휴일로 빠져서 계속 못 갔다. 아침에 일어날 때 옆차기 연습 조금씩 하고, 아침에 가끔 달리기한 것 빼고는 거의 운동을 하지 못한 셈이다.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일 것 같아 걱정되었다. 허리 쪽도 완전히 나은 게 아니어서 조심스러웠다. (침은 맞지 않고 있지만 자세에 따라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고, 걸을 때 허리에서 가끔 소리가 난다.)
전날 거실에서 다리 찢기를 해 보니 각도가 너무 작아져 큰 일 났다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도장에서 하니 점점 각도가 커져 전과 비슷해졌다. 삐걱대던 기계에 기름칠한 것처럼 운동하는 동안 점점 뻐근하던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 신기했다. 체조를 하고, 발차기를 각 열 번 혹은 스무 번씩 하니 벌써 땀이 났다.
아이들이 쉬는 동안 뒤 후려차기 연습을 조금 하고 품새 대형으로 모여 고려, 금강을 다섯 번씩 했다. 아이들이 두세 명씩 팀으로 나뉘어 곧 있을 대회 준비를 했다. 나와 중학교 남학생은 서로 고려를 번갈아 하면서 고칠 점을 찾았다. 발차기가 너무 완벽한 데 비해 손동작이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었는데 하면 할수록 점점 잘해서 칭찬했다. 중학생은 나에게 서기 자세들의 발 폭과 연결 동작이 조금 작다고 했다. 사범님이 그동안 연습했느냐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쉬다 온 데 비해 몸이 거뜬했다. 오히려 쉬면서 회복된 느낌이랄까? 팔 굽혀 펴기는 무릎 대고 15번 했고, 엎드린 상태에서 팔로 일어나기는 전보다 너무 잘 되어 놀랐다. 게다가 요즘은 계속 실패했던 플랭크 1분을 충분히 버텼다. 스스로가 대견했던 날이다. 목요일에도 갈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컨디션이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