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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교사의 영향력

뮤리얼 스파크

by Kelly

편집자님 추천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교사의 이야기라는 게 끌렸다. 현재를 자신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는 진 브로디는 한 여학교에서 근무하며 몇 명의 아이들을 자신의 추종자로 만들어 데리고 다닌다. 수업 시간에는 교장 모르게 사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세상을 주입시킨다. 처음에 올바른 교사의 이야기인가 하고 책을 펼쳤다가 자신의 연애사에 뒤틀린 세계관까지 나열하며 아이들을 선동하는 브로디의 행각에 경악했다. 아이들과 관람을 하고, 집으로 데려가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일들은 좋아 보이기도 했다. 그게 전체가 아닌 일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사실이 꺼림칙하긴 하지만.


학교 안에서 유부남 교사와 연애를 하고, 이루지 못하는 사랑 대신 택한 사람을 다른 교사에게 뺏기기도 한다. 이게 무슨 추태인가 싶기도 한데 아이들은 그런 연애 행적에 관심을 가지고 돕기까지 한다. 성숙해 가는 아이들에게 교사의 연애사는 흥미 그 자체였을 것 같다.


몇 명의 아이들 중 샌디의 입장에서 교사를 바라본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사실 저자가 오래전 실제로 겪었던 교사의 이야기이고, 샌디는 아마도 저자의 어린 시절이었을 것이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교사, 어린 시절을 사로잡던 교사의 시각을 벗어나 성장하면서 성숙한 인격체가 되어가는 일은 우리도 한때 누구나 겪지 않았을까 싶다. 존경스러운 분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이에게서도 무언가를 배우기 마련이다.


어른이 된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진 브로디를 떠올린다. 교사인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밖에 없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이들이 만난 수많은 선생님들 중 기억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사실 진 브로디도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 서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교사란 참 조심스러운 자리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rWEfh4Jd_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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