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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쓰는 상실>> 6개의 희망 - 정덕현

by Kelly

착오로 배달된 책. 이 책을 만나게 된 게기다. ‘브런치 하실래요’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써 알게 된 복일경 작가님은 그 후 세종마루라는 출판사를 열어 세상에 책을 띄워 보내고 있다. 20대에 등단하고 35년 동안 지내면서 얼마나 많은 글을 썼을까? 이 책에 그중 여섯 편을 담았다. 상실에 대한 책이지만 또한 좌절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중 둘은 문학상 수상작이다. 웅진문학상은 일전에 나도 도전한 적이 있어 익숙하다. 공주를 배경으로 하거나 공주에 대한 소설, 흐르는 소리라는 한 소리꾼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어보니 상 받을 만하다 싶다. 앞으로 나의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소설이다. 상실의 깊이는 갑질을 일삼는 상사에게 당하고도 해고될까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2인칭이라는 독특한 시점으로 그려진다. 삼합이나 로제타스톤, 상실에서는 조금 윗 세대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에 쓰신 글인지 모르겠다. 남성의 입장에서 묘사되었기 때문인지도….


문장에서 김훈 님의 느낌이 있었다. 건조하면서도 가결한 문체가 닮았다. 삼합에서는 아름다운 우리말 단어들이 쏟아졌다. 여섯 편 소설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고 문장도 한 사람이 썼다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느껴진다. 아마도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자의 문장이 변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등단하고, 꾸준히 소설을 쓰고, 결국 자기만의 소설집을 내셨다는 것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앞길을 따르고픈 마음도 생긴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내 삶에 스며들었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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