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과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삼 개월 반이 흐른 지금 서로들 친해진 아이들은 아직 다투지 않고 서로 배려하며 지낸다. 목소리가 크고 시끌벅적하지만 수업시간에는 누구보다 집중하고,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어제는 수업 시간이 다 되도록 안 오는 아이가 있어 어머니께 메시지를 드렸는데 조금 후에 문이 열리며 ‘실내화 사느라 늦었어요’ 하며 실내화를 손에 높이 들고 들어왔다. 아담한 키에 머리가 긴 귀여운 친구이다. 우리 반 이름을 ‘뽀로로’라고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들고 있는 실내화가 반짝반짝하는 게 아닌가. 반짝이 실내화 신은 6학년. 걸을 때마다 불이 들어오는 귀여운 신발이었다. 순간 얼마나 귀엽고 웃기는지 반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쑥스러웠는지 ‘이거 떨어지는 건가?’ 하더니 불빛 반짝이 장식물을 손으로 뜯었더니 떨어졌다. 그마저도 너무 귀여워 자리에 앉을 때까지 함께 웃었다. 나중에 왜 비싸 보이는 그 신발을 샀느냐고 물으니 그 사이즈는 종류가 그것밖에 없었다고 했다.
오늘 줌 수업 때는 쉬는 시간이 끝나갈 즈음 화이트보드를 공유했더니 한 아이가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네모 그림들을 그려 아이들과 다 같이 그 노래를 한바탕 부르고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 시간에 활동 설명을 들은 그 친구가 이런 건 ‘누워서 죽 먹기’라며 자신만만해하는 말을 듣고 또 우리 반 친구들 모두 웃었다. 누워서 떡 먹기도 아니고 식은 죽 먹기도 아닌 ‘누워서 죽 먹기.’ 줌 수업 때 보통은 조용하던 아이들까지 마이크를 켜고 ‘누워서 물 먹기’, ‘누워서 잠 자기’하며 저마다 한 마디씩 하고 웃었다.
쉬는 시간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지만 줌 수업 끝에 공책 검사를 하다 보니 어찌나 다들 열심히 적었는지. 이렇게 열정적인 아이들과의 만남은 오랜 교사 생활 동안 흔치 않은 일이어서 참 행복하다. 앞으로 남은 날들도 언제나 이렇게 웃음 띤 얼굴로 좋은 추억들 만들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