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 깄을 때 북끝서점에서 이 책을 추천도서로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그때는 다른 책만 구입해서 나왔다. 며칠 전 북바이북에 가서 또 이 책이 추천도서로 놓인 걸 보고 구입했다. 진평이라는 강을 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한 사건이 이야기 전반을 끌고 간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잔잔하던 마을을 휩쓸고 간 사고는 두 아이의 인생을 흔들어 놓았다.
서울서 전학 온 하얀 피부의 소년을 도담은 좋아했다. 물에 빠진 해솔을 구한 건 그녀의 다이빙 버디 아버지 덕분이다.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도담의 아버지는 딸을 무척 아꼈다. 그럴 리 없다고 믿었던 아빠와 해솔 엄마의 밀회를 목격한 날 벌어진 사고이다. 해솔과의 이별 후 두 번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살면서 있기 힘든 일이지만 이야기 속에선 가능하다.
처음에는 말투가 여성스럽다고 느꼈는데 남자 작가이다. 북바이북 사장님 말씀으로는 우리 시에 산다고 한다. 동네 분이라 마음이 더 끌리는 걸까? 소설 쓰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두 주인공의 변화 과정을 시간을 두고 그려낸 점이 좋았다. 영감을 준 자료는 있지만 모두 순수하게 상상해 낸 결과라는 게 대단하다.
글을 쓰니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읽게 된다. 이런 소설을 써보고 싶다. 다 읽고 나서야 사진인 줄 알았던 표지가 그림이라는 걸 알았다. 표지마저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