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un 20. 2021

거리 연주

리허설


  지난주 내내 이번 주말이 기대가 되었다. 두 번의 리허설과 한 번의 공연이 있었다. 재작년에는 연주를 자주 했었다가 막내가 고 3이 되면서 그 핑계로 잠시 멈추기로 했다. 작년에 코로나로 속해 있던 대부분의 연주 단체가 연습과 공연을 쉬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 초는 레슨이나 교회 챔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연주에 목마를 즈음 블로그 이웃이었던 대표님을 통해 '인뮤직'에 가입하고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코로나 와중에 학교와 박물관 등을 다니며 50회 이상 공연을 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연주자와 아마추어가 함께 호흡하며, 전문 연주자에게 일자리와 무대를 제공한다는 큰 포부를 실천하고 있었는데 대표님을 실제로 만나 보니 음악과 사람들을 향한 애정이 남다른 분이었다.


  모임 참여가 조심스러워서 연주 영상을 찍어 모자이크처럼 편집한 온라인 연주회나 4명씩으로 만나 우리끼리 연습만 한 번 했는데, 연주회는 사적 모임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번 달에 있다는 박물관 연주와 거리 연주에 함께해 보기로 결심했다. 토요일 아침에는 오늘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오후에는 다음 주에 있을 박물관 연주 리허설을 하느라 하루가 갔다. 집에 돌아와 오래 기다린 남편과 먼 거리를 걸어 카페 가서 시간을 보냈다. 리허설 때 틀린 부분 연습을 해야 하는데,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을 기약하며 잠을 잤다. 



연주


  조금 일찍 일어나 연습을 하고, 교회에 가서 예배 반주를 했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인지, 오랜만에 빠른 곡들을 연습해서인지 음정이 흐트러진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예배가 끝나고는 햄버거를 사서 먹으며 가족들이 먹을 햄버거를 배달해 주고, 바로 연습 장소로 출발했다. 주차할 곳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주차 공간이 있는 귀엽고 편안한 연습실에서 잠깐 맞추고 공연하는 장소로 이동했다. 처음 가 본 한성 백제 박물관 건물 앞 로비에서 하는 야외 연주다. 오랜만에 하는 연주라 틀릴까 걱정했는데 함께 간 전문 연주자에게만 마이크 설치를 해 마음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었다. 해를 마주 보고 연주를 하느라 얼굴이 지푸려지고, 바람이 불어 악보가 넘어가 당황하기도 했지만 즐거웠다.


  집에 가는 길, 얼굴을 만지니 소금이 느껴졌다. 땀을 많이 흘렸다. 다음 주 토요일은 예아리 박물관에서, 일요일은 한성 백제 박물관 로비에서 또 연주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연주의 기쁨. 연주 때는 항상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박물관 문 닫을 시간이어서 관객이 많진 않았지만 음악으로 행복한 보내셨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공연 관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