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라인하르트
오랜만에 철학책을 읽었다. 정통 철학책은 아니고,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고찰을 담은 책이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른 사람을 탓할 것 없이 나 자신이 먼저 바로서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악의 평범성이 아닌 선의 평범성, 상식, 올바름, 가치, 선한 영향력, 존엄성, 만족, 미니멀리즘, 예의, 아름다움, 참여, 의미, 사랑, 시간, 신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추상적인 개념들이어서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예가 잘 나와 있어 아주 어렵진 않았다.
어쩌면 이상주의적인 이야기들의 나열일 수도 있는 내용이다. 선의 평범성이 악의 평범성에 대항할 수 있다. 부드럽고 약하며 여성적이지만 나약하지는 않다는 것, 그 어떤 폭력보다 강할 수 있다는 것.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불법이 판치고, 바르게 살아서는 제대로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이런 세상에서도 사랑하고, 이해하고, 베풀고, 도우며 살아야 할까? 이 책은 그러라고 말한다. 바로 나를 위해서다. 남이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내가 할 일들을 해내는 것,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도 모르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남을 원망만 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사람보다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결국 멋진 인생을 살고 있음을 깨달을 때가 있다.
악한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며 심술이 나거나 분노하고 증오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휩쓸리게 되면 나의 삶에 도움이 안 된다. 영국의 철학자 메리 미즐리는 "모든 인간에겐 네거티브가 있어서 지금 어둡게 보이는 그 부분이 실제로는 가장 밝은 부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60쪽) 윤리적이고자 노력함으로 스스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과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성공을 위해 우리는 늘 완벽하고자 노력하지만 진정한 인간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정함을 지녀야 한다. 다정은 신뢰를 주고, 피난처를 제공한다. 비싼 심리상담이나 고급 명상 코스보다 필요한 것은 사람 간의 온기라고도 저자는 말하였다. 용기를 잃지 않도록 토닥여 줄 공동체에 속해 있다면 그 사람은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온기를 느낄 수 없다면 많은 재산이 다 무슨 소용일까? 이 책에는 빠른 행복과 느린 행복의 개념이 등장한다. 쇼핑이나 승진처럼 잠깐의 행복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몫을 다한 후에 느끼는 느린 행복은 떠들썩하진 않지만 삶 전체를 에워싸는 의미를 선사한다. 이건 태도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인간성과 도덕적 문화를 지니고 윤리적이며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기 성찰을 위해 고요의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음악도, 휴대전화도 끈 고요의 순간을 맞아 자신을 인식해 보라고 하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요에서 힘을 길러 자신을 회복하고 재설정하라고 손짓한다."(304쪽) 바쁜 일상에 느린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 목소리 리뷰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