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연가를 내기 위해 2월부터 달려온 느낌이다. 담임이 아닌 전담을 신청했고, 부장이 되었고, 심지어 교무부장이었다. 나비효과의 시작인 셈이다. 작년에 응시했다 실기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준비는 실기에 치중한 느낌이다. 지난주까지 산적한 일들 처리하느라 구술을 늦게 준비하기도 했지만 이번 주라고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짬짬이 녹음한 걸 들으며 다니고, 틈 날 때마다 족보집을 펼쳤다. 관장님께 빌린 교본도 한번 훑고, 작년에 샀던 구술책도 다시 폈다. 작년보다는 조금 더 알 것 같은데 아직도 안 외워지는 것들이 많다.
도장에 갔더니 S님은 이미 무주로 내려가 안 계셔서 그런지 너무 조용했다. 아이들 네 명이 관장님과 수업 중이었고, 중학생은 지난 금요일에 승품심사를 마쳐 여유로워 보였다. 사범님이 내가 스트레칭 마치기를 기다려 품새를 4장부터 태백까지 봐주셨다. 4장에서 잠시 헷갈렸다. 6장의 바깥막기와 4장의 안 막기가 가끔 바뀌기도 하는 게 문제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순간 다른 동작을 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기본 동작은 조금 여유 있게 하면 될 것 같고, 발차기는 뒤후려차기만 좀 잘하면 되겠다. 이동하며 표적차기는 할 만한데 오늘도 미트 잡다가 몇 번 틀렸다. 머릿속으로 그리며 잠들어야겠다. 내일은 새벽에 내려가려고 한다. 조심히 잘 다녀올 수 있기를... 2년에 걸친 시험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