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니러 왔다가 숙소 사무실 입구에 진열된 책들 중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움받을 용기를 쓴 저자의 책이다. 아들러의 책 <아이의 교육>을 읽고 아들러의 노예가 되었다는 그는 이 책에서도 아들러의 책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었다. 왜 그는 아들러의 책으로 글을 쓰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그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한 사람을 사로잡고 책을 섭렵하게 하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또 다른 책을 계속 펴내는 사람을 만들어낸 아들러가 정말 궁금하다.
처음에는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읽다가 어느 지점에서부터 메모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전반을 흐르는 아들러의 아이디어는 일의 목적이 '타자 공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남을 위한 일을 하되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한동안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찾아보니 로버트 앨리엇의 명언이라고 나온다. 광고 문구인 줄 알았다. 누군가가 쓴 책도 있었다.
내키지 않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저자에게는 그런 경험이 있다. 심리 상담으로 취직한 병원에서 오전에는 카운터에서 접수를 하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원인 모를 병에 걸려 한동안 쉬다가 나온다. 이후 그 일을 받아들인 후에는 아주 즐겁게 했고, 사람들도 좋아했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일도 그럴 것이다.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일이라는 게 세상에 있을까? 어떤 것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면 천직으로 여겨질 것이라 믿는다. 나의 경우에도 마음먹기에 따라 그 일에 대한 고통이 정도가 달라지기도 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미움받을 용기에서도 역설했듯 거절도 잘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 시간을 뜻하는 'private'에 '빼앗다'라는 라틴어 의미가 있을 줄이야. 개인 시간은 쟁취하지 않으면 얻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다. 책에는 부하에게 화를 내지 말라는 충고도 등장한다. 그 순간에는 복종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결국 마음의 거리가 생기게 하는 일이다. 부하직원의 실수에 함께 사과할 수 있는 상사야말로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늘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더 잘되기 위해 현재를 희생으로 보낸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해서 언제 행복을 누리겠는가? 미래를 위한 지금의 노력을 기쁨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삶을 기쁘게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행복을 누리는 삶이야말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일과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ZScQ0o9Bu1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