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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하루키 세상

나카무라 구니오

by Kelly

전자책으로 두 번째 읽은 책이다. 틈 날 때마다 짬짬이 읽느라 꽤 오래 읽었다. 하루키 책들을 하나 둘 읽고 있다. 오래전 <해변의 카프카>를 읽다가 하루키 소설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그 후로는 띄엄띄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북튜브의 최애작가인 걸 이상하게 여겼다가 달리기 에세이를 읽고 다시 작가의 책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전자책 리더기를 구입하고 하루키의 책이 있는지 검새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궁금한 하루키와 좋아하는 글쓰기가 같이 있는 책을 거부할 수 없어 바로 다운로드하였다. 그때부터 아껴 가며 조금씩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하루키 논문을 써도 될 정도로 하루키 작품에 정통해 있다. 하루키의 작품 속 문장과 캐릭터들을 주제에 맞게 적재적소에 나열한다.


하루키는 유명한 걸 자신의 것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재주를 지닌 것 같다. 1984를 IQ84로,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 숲'을 책 제목으로 삼았다. 그래서 왠지 아류 같아 한동안 싫어했었다. 너무 파격적인 내용이나 지나치게 솔직한 묘사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책을 지속적으로 쓰고, 인기를 얻는 데는 그만의 거대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하루키 문체)


내가 좋아하는 북튜버는 하루키가 나이가 많아 앞으로 작품을 많이 못 쓰는 걸 걱정할 정도다. 나도 계속 읽다 보면 하루키의 광팬이 될까 궁금하다. 최근 읽은 책으로 봐서는 전의 오해를 조금은 푼 것 같다. 많은 작품이 있다는 게 위안을 준다. 내가 다니는 헌책방을 검색하니 55권의 하루키 책이 있다. 집에 있는 다 읽은 책들을 들고 가서 하루키 책으로 바꿔오고 싶다.


책에는 하루키의 비법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담는다거나 나이나 연도를 구체적으로 쓰는 것, 음악으로 배경을 흐르게 하고, 특정 장소를 묘사하는 것, 음식 묘사나 요리 과정을 쓰는 것과 같이 오감을 자극하는 문장들을 이어가는 것이다.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나의 문체에 조금씩 스며들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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