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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불과 재> 영상미, 가족애

by Kelly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얼마 전 개봉한 한국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이미 내려가고 아바타가 개봉했다. 2편까지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망설임이 없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오케스트라 캠프가 있어 하루 종일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파김치가 되어 가정교회(구역예배)에 갔다. 올해 마지막 모임이어서 아주 화기애애하고 배 부른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갑자기 영화 보러 가자는 말을 했다. 몇 달 만인가 싶어 얼른 가자고 했다.


늦는 바람에 앞부분을 조금 놓친 게 아쉬웠다. 안 간 사이 의자가 리클라이너로 바뀌어 있어 놀랐다.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기도 했다. 1편과 2편을 보았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은 익숙했다. 암초 부족에게 간 산 부족 설리 가족은 나름 잘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적의 아들이자 인간이기도 한 스파이더를 상단에 딸려 보내려다가 가족의 반대로 같이 데려다주게 되면서 무시무시한 바랑이 이끄는 불의 부족을 만난다.


없는 세상을 만들어낸 감독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 영상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전투 장면이 너무 멋지다. 새벽 두 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세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지루한 줄 몰랐다. 자연을 파괴하고, 사리사욕을 챙기는 인간과의 전쟁이 씁쓸하기도 하고, 중간에 등장하는 약에 취한 장면이나 손바닥의 눈과 같은 장면에 불쾌감이 들기도 했다. 아이와의 등장도 기독교도 입장에서 달갑지 않았다. 그럼에도 작품만 놓고 본다면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영화를 본 후에 1, 2편을 요약한 영상을 찾아보니 3편의 내용이 더 잘 이해가 된다. 3편을 관람하실 분들은 요약본을 먼저 보고 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바타는 눈썹이 있고, 손가락이 다섯 개이나 실제 나비 족은 눈썹이 없고, 손이 네 개라는 점, 네이티리가 마지막 전투에 나갈 때 가슴에 찍은 손가락 다섯 개의 손바닥의 의미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비 족이 결국 인간을 인정한 것처럼, 세상에는 파괴를 일삼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정의로운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에 희망을 갖는다. 끈끈한 가족애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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