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뛰기는 힘들어

태권도 33회 차

by Kelly

조금 일찍 퇴근하고 강화에 다녀왔다. 시댁에 잠시 들렀다가 집에 가는 길에 석모도에 수목원이 있길래 잠시라도 걸어 보고 싶어 내비게이션에 찍어 보니 40분 정도가 걸렸다. 갈까 말까 고민하다 어떤 곳인지만이라도 보려고 그쪽으로 향했다. 외포리를 지나 바닷길을 따라 석모대교를 넘어 수목원에 도착했다. 원래는 입장료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는 무료입장이었다. 운전하며 에어컨을 틀어도 더울 정도로 무더운 날 과연 수목원을 걸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 산책길인 것 같아 보였다. 저녁 무렵이라 낮에 비해 온도가 조금 내려간 것 같긴 했지만 빠르게 걸으면 땀이 많이 났다. 조금 올라가다가 집까지 얼마나 걸리나 내비게이션을 찍어 보니 한 시간 40분 넘게 걸린다고 나왔다. 태권도 가는 날이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얼른 다시 내려왔다. 돌아오는 길이 그리 막히진 않았지만 바닷가까지 갔던 터라 오래 걸리는 것인가 보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대충 먹고 잠시 쉬다가 도장으로 갔다. 조금 늦었는데 관장님이 한창 연설 중이셔서 뒤에 섰다. 나 오기 전에 서로 앞자리에 안 서려고 쟁탈전이 벌어진 것인지 앞자리 안 서면 서운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원래 단수별로 앞부분에 서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뒤에 섰다. 그런데 수련생 대부분이 3단 혹은 4단이어서인지 서로 간에 위계는 잘 없는지 모르겠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검은띠 속 유일한 노란띠인 나는 뒤가 편하고, 뒤에 서도 누가 뭐라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


줄넘기를 먼저 했는데 처음으로 쌩쌩이를 세 번 연속 넘었다. 단 한 번이긴 했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두 번 연속은 이제 쉽게 할 수 있다. 원래 겨루기 날인 금요일이지만 우리는 발차기를 했다. 둘씩 짝을 지어서 내려 차기와 돌려차기를 연습한 다음 봉을 잡고 점프하며 돌려차기를 스무 번씩 번갈아 가며 했다. 나중에는 봉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똑같이 점프하며 발차기를 했고, 심지어 도장 끝에서 끝까지 왕복하면서 발을 내려놓지 않고 연속 돌려차기를 했다. 낮에 더운데 돌아다녀서인지, 점프 자체가 힘들어서인지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숨이 가빴다.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힘이 들었다. 나의 짝 여중생은 발가락을 다쳐 한쪽 다리만 연습하는데 그것도 아파 보였다. 덕분에 내 차례가 빨리 왔다.


숨이 넘어가겠다 싶을 즈음 편한 자세로 앉으라 하셨는데 얼마나 감사하던지. 토요일부터 있을 태권도 관람할 때 알고 있으면 좋은 규칙을 몇 개 더 알려주신 다음 수업을 끝내셨다. 마지막에 시원한 사과 주스를 나눠주셨다. 다음에 나도 보답을 해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