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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Feb 12. 2021

아이와 추억 만들기

재미있게 본 어린이 영화들

  초등학교에 있다 보니 반 아이들과 영화를 함께 볼 때가 있다. 이 중 어떤 건 수십 번을 보아도 볼 때마다 재미있다. 아이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1. 깜찍한 책벌레 <마틸다> (1996, 미국)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돈을 많이 벌지만 인품이 좋지는 않은 부모님으로부터 마틸다가 태어난다. 아이에게 돈 들어갈 걱정부터 하는 애정 없는 부모 아래에서 책을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마틸다는 먼 도서관에 혼자 가서 책을 빌려와 읽는다. 학교 갈 나이가 지나 처음 학교를 다니게 된 마틸다. 소중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자신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영화를 아이들과 가장 먼저 보는 이유는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2. 아이의 눈에 비친 가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4, 대한민국)     


  이 영화 역시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소설 원작이 있다. 영화에서는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왔다. 책도 재미있지만 우리나라에 맞게 바꾼 영화도 감동적이다. 집이 없어 차에서 살고 있는 엄마와 남매. 사립학교에 다니는 지소는 자신의 가난이 들킬까봐 엄마 차에서 중간에 내리는데 단짝 채랑에게 꼬리가 밟힌다. 둘은 엄마가 잠깐 일했던 고급 음식점의 ‘윌리’라는 개를 훔칠 계획을 세운다. 제목만 들으면 나쁜 아이 이야기 같은데 지소의 안타까운 상황을 알고 나면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 속도가 좀 느리긴 하지만 아이들과 눈물 흘리며 보게 되는 영화이다.          



3. 일상의 소중함 <코렐라인: 비밀의 문>  (2009, 미국)


  닐 게이먼의 소설 <코렐라인>이 원작이다. 어릴 적 딸이 무척이나 좋아했던 영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실제 인형을 움직여 찍었다는 것을 알고 예술의 경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음악과 노래가 오싹함을 더한다.

  분홍궁전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코렐라인의 부모님은 책을 쓰시느라 딸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친구와 이웃을 만나던 코렐라인은 자신의 집 안에 있는 작은 문을 발견하고 호기심으로 엄마를 설득해 결국 문을 열게 된다. 벽돌로 막혀 있던 통로로 변하고,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흥미진진한 집과 눈에 단추를 단 가짜 부모를 만나게 된다.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환상 여행이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은 많이 무서워할지 모르니 신중하게 관람하길 바란다. 단추 공포증 주의!



4. 모험심을 자극하는 <스파이더 위크 가의 비밀> (2008, 미국)


  작가 홀리 블랙의 5권짜리 시리즈물을 영화화한 것이다. 엄마와 세 아이들은 유일한 상속자라는 이유로 낡은 집에 이사 온다. 엄마에겐 아직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고, 화나면 물건을 부수는 자레드는 아빠가 자신을 데리러 오기만을 기다린다. 처음 그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상한 느낌을 받은 자레드는 읽으면 안 되는 책을 발견하고 궁금함을 못 이겨 펼친다. 이들 가족은 괴상한 일을 당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공포영화냐며 무서워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던 영화이다. 영화가 좋아 원서를 사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책보다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5. 살아보고 싶은 <님스 아일랜드>  (2008, 미국)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둘이 미지의 섬에 정착해 살고 있는 님은 자연을 친구 삼아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알렉스 로버의 모험 이야기책이다. 어느 날 알렉스 로버라는 이름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받는다. 정말 그 소설가의 이메일일까? 과학자이자 작가인 아빠가 진귀한 산호섬을 보기 위해 잠깐 떠나고, 바다거북이 깨어나는 걸 보기 위해 남은 님은 뜻밖의 어려움에 처한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아빠를 대신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건 알렉스 로버 뿐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숲, 그리고 흥미진진한 소녀와 작가의 모험 이야기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던 영화이다.     

      


6. 그들만의 왕국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2007, 미국)


  캐더린 패터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12살 제시는 많은 여자 형제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아이로 집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학교에서 입도 뻥긋 하지 않는 얌전한 소년이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돈을 내야 할 정도로 상급생들의 횡포가 심각했기 때문에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드디어 친구가 생긴다. 레슬리라는 독특한 여자아이가 그의 집 근처로 이사를 온 것이다. 제시만큼이나 달리기를 좋아하는 레슬리와 뜀박질을 하던 그는 숲 속 비밀 그네를 발견한다. 조그마한 도랑을 넘어갈 수 있는 밧줄이었다. 그들은 밧줄을 타고 도랑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향한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그들만의 테리비시아인 것이다. 소외당하던 그들만의 천국인 셈이다. 외로운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학교폭력이 사라지길…….          





  가끔 딸 아이와 예전에 함께 본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거를 추억한다. 영화는 책과 마찬가지로 자녀와 부모 대화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영화가 잊지 못할 명작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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