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69회 차
7개월 가까이 태권도 다니면서 호구를 처음 껴 보았다. 겨루기 하는 날이 있는데 그동안 코로나로 하지 못하고 발차기나 약속 겨루기 정도만 하다가 호구와 발 보호대를 처음 착용하고 겨루기를 했다. 다른 사람을 직접 발로 찬 게 처음이라는 이야기이다. 호구를 손으로 잡고 대어주긴 했지만 누군가를 찬다는 게 처음에는 미안해서 헛맞았다.
호구는 아이들용인지 좀 작았는데 줄넘기와 발차기로 숨차고 더운 몸에 그것까지 입었더니 숨이 턱턱 막혔다. 유리창을 활짝 열어 추웠을 텐데도 땀이 식지 않았다. 그 상태로 계속 약속 겨루기를 했다.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태권도 선수들은 늘 착용하고 경기할 걸 생각하니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다행히 여성 성인 한 분이 계셔서 그분과 짝이 되었고, 사범님이 중학생, 초등학생과 함께 하셨다. 겨루기 자세로 모로 선 후 한쪽이 먼저 발차기를 하면 상대방이 뒤로 피하면서 되받아 차는 것이다. 호구 없이 연습을 여러 번 먼저 하고 착용 후에도 계속했다.
원래 끝나고 품새도 잠깐 하실 생각이셨는데 호구 착용이 처음이라 익숙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려 품새는 못했다. 재미있는 게 호구는 혼자 착용하기가 어려워 한 줄로 쭉 서서 앞사람 호구를 뒤에서 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본다면 진풍경일 것 같았다.
끝난 후에는 땀이 스며든 호구를 뒤집어 말리기 위해 바닥에 늘어놓고, 발보호대도 줄을 세워 놓았다. 원래 개인 장비를 착용하면 좋은데 매일 쓰는 건 아니니 말려 가며 쓰는 것 같다. 그동안 허공이나 미트만 맞추다 사람을 차니 약속된 대로 하긴 했지만 진짜 호신술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괴한이 나타나면 공격할 수 있을까? 궁금하지만 사용할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