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있게

태권도 70회 차

by Kelly

습관처럼 태권도에 간다. 저녁을 먹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바이올린 연습을 하다가도 8시가 되면 자정을 울리는 신데렐라처럼 도장으로 향한다. 자동이다.


12월 승급 심사를 앞두고 품새 연습 전 부분 동작들을 연습했다. 제비품 목치기와 앞차기 후 지르기로 반환점 돌기를 수없이 하고, 봉 잡고, 나중엔 잡지 않고 옆차기 연습을 계속했다. 그런 다음 태극 4장을 계속 연습했다. 오늘은 사범님과 초등 5학년 남학생이 왔는데 나 때문에 계속 태극 4장을 연습한 것이 좀 미안하기도 했다. 요즘 특별히 다른 성인 분이 없기도 하거니와 다른 분들은 이미 단 띠들이어서 승급하는 나의 품새를 다 같이 연습하는 분위기이긴 했다. 어쨌든 고맙고도 미안했다.


다 외우긴 했지만 부분 동작이 아직 미숙하여 균형을 잡지 못하고 흐느적거리는 일이 많았다. 특히 옆차기 연속 동작이 가장 어려웠는데 아무리 연습해도 잘 되지 않아 걱정이다. 그래도 다른 동작들은 많이 좋아졌다. 등주먹 얼굴 치기라는 동작은 너무 재미있기도 하다. 4장의 뒷부분은 상대적으로 쉽다. 계속 몸통막기와 지르기 연속이다.


아이들과 태권도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동작을 무용처럼 하면 안 되겠다. 힘을 빼고 마지막에 힘을 주며 멈추는 것이 태권도의 묘미인데 아직 그게 쉽지가 않다. 똑같이 도복을 입고 하는데 이상하게 관장님의 동작에서만 소리가 크게 난다. 옷깃 스치는 소리이긴 한데 나는 잘 안 나는 그 소리가 부럽다. 수련하면 나에게서도 그런 소리가 날까 궁금하다.


요즘은 추워져서 도장에 도착하면 온풍기를 틀어 놓으신다. 그런데 5분 지나면 바로 땀이 나기 시작해 끄고 유리창을 하나씩 열게 된다. 겨울에도 땀 흘리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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