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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김선영)

by Kelly

얼마 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가 리뷰를 잊고 반납했다. 오늘 자주 가는 도서관 아닌 조금 먼 도서관에 들러 책을 고르던 중 그 수많은 책들 틈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제목이 낯설지 않아 빼 들고 속을 보니 그전에 읽었던 책이었던 것이다. 책을 다시 읽으며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렸다.


학생 때는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니지만 그때는 너무나 크게 느껴졌던 수많은 고민들. 이 책 속 연두는 그때 내가 했던 고민들에 비하면 훨씬 심각하다. 어머니에게서 아버지를 뺏은 새엄마. 엄마가 돌아가신 후 새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좋든 싫든 엄마로 따른다. 어머니에게 폭력 쓰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그리 다정하지 못한 새엄마가 집을 나가 안 들어오는 날이 많아지자 혼자 남겨질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고1인 연두는 중1인 배다른 여동생 보라가 있다. 성격은 다르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연두가 사는 마을은 저지대이고, 새로 생긴 신지구와 다르게 집도 가게도 낙후되어 있다.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구지구에 비해 신지구는 휘황찬란하다. 희망이 없어 보이던 구지구 만두집 자리에 어느 날 ‘이상’이라는 카페가 들어온다. 시인 이상을 뜻하는 것인지, 유토피아를 말하는 것인지 모를 카페(나중에 사장님께 '무엇 이상'이라는 뜻이었다고 듣는다)는 낡은 구지구에 어울리진 않지만 삐뚤빼뚤한 글씨의 메뉴판과 온통 수작업으로 만드는 커피는 사람 냄새 나는 동네와 닮아 있다. 이곳에서 우연히 불량 두를 고르는 일을 하다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카페 주인과 친해진다. 가정 사정을 눈치 챈 사장님은 연두에게 쌀을 주기도 한다. 그곳에서 만난 시각장애 사진가 동생 이규와 프랑스에 입양되었던 마농, 그리고 핸드폰이 없는 공통점을 가진 학교 친구 유겸이는 카페에 놓인 빨간 우체통을 통해 서로 마음을 나눈다.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루하루를 애쓰며 살아가는 한 여고생의 마음이 갸륵하고 예쁘다. 손님은 있지만 가겟세를 걱정해야 하는 카페 주인, 언제 동생만 데리고 떠날지 모르는 엄마로 인해 혼자 집도 없이 남겨질 걱정을 하는 연두, 어머니를 찾아 한국에 왔지만 만나지 못한 채 다시 프랑스로 간 마농, 강가 텐트에서 살던 노숙자의 죽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문제들을 직면한다. 하지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고민에 매몰되지 않고 희망의 끈을 잡는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내일은 새로운 희망이 생길 거라는 마음으로 오늘 걱정을 내일로 미루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의 이야기가 공감 가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사정과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청소년 소설이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NjGQoJM7F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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