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03회 차
금요일, 일주일의 피로가 몰려드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태권도에 갔다. 저번에 등록한 후 한 번 만났던 신입 검은띠 분이 먼저 와 계셨고 조금 후에 흰띠 두 분이 사이좋게 들어왔다. 검은띠 신입 분도 코로나에 걸려 한 주 동안 못 나오셨다고 했다. 정말 나와 사범님만 남았다. 앞으로도 무사하길… 관장님과 사범님도 계셨다. 관장님은 그동안 태백에서 열린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바빠 못 나오셨는데 2022년 아시아 태권도 선수권대회 선발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국가대표로 선발되신 것을 축하드렸다. 2022년 아시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는 춘천에서 6/23~ 06/27일까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의 축하에 관장님은 세계 대회 대표가 되지 못한 걸 아쉬워하셨다.
체조 후 쪼그려 앉았다 다리 찢기를 했는데 어느 각도에서 멈춰 오랫동안 늘 그대로다. 둘씩 짝을 지어 다리를 더 벌려 주라고 했다. 나는 신입 검은띠 여성 분과 짝이 되었다. 학창 시절 겨루기 선수였고 지금은 군무원이라는 베테랑 고수다. 서로 도와주니 조금 더 벌어지는 게 신기했다.
바로 미트를 잡고 내려 차기부터 돌려차기를 반복했다. 짝꿍 고수의 발차기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미트에 맞는 소리가 뻥뻥 시원하게 났다. 그래도 2분 연속 발차기는 쉽지 않았다. 땀이 계속 났다. 잘하시는 분과 짝이 되니 뭔가 주눅 들긴 했지만 잡는 기술이 좋으셔서 발차기할 때 소리가 잘 났다.
마지막에는 모두 한 줄로 서서 아래(?) 돌려차기를 했다. 무릎과 고관절 사이를 공격하는 것으로 무릎을 조금 굽혀야 한다. 방패 모양의 미트를 사범님이 잡고 우리는 줄을 서서 한 번씩 계속 찼다. 거리 조절이 어려웠고, 양발을 두 번 연속으로 찰 때는 내려놓는 다리 위치가 안 맞아 꼬이기도 했다. 나중에는 관장님이 계속 미트를 잡아 주셨는데 사범님과 검정띠 신입 분의 발차기 소리가 정말 시원했다. 흰띠와 나는 힘없는 소리가 났다. 오랜 수련의 결과는 못 속이나 보다.
발차기를 한 후 발등을 보니 나와 흰띠 두 분은 빨갛게 되어 있었고, 다른 분들은 아무렇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처음 태권도장에 갔을 때는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피부가 약했는데 이제는 발바닥으로 쓸고 다녀도 하나도 안 아프다. 피부도 단련이 되나 보다. 검은띠가 되면 미트를 차도 발등이 아무렇지 않으려나? 흰띠 한 분은 짝으로 발차기를 할 때 발톱에 손이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다. 나도 막 시작했을 때 날카로운 발톱으로 상대 손을 다치게 한 적이 있어 요즘은 아주 짧게 깎는다. 아프고, 땀나고, 숨차긴 했지만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몰려왔던 일주일의 피로가 어디로 갔는지 싹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