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02회 차
요즘 학교가 멀다고 내 차를 가지고 다니는 딸 덕분에 출퇴근을 버스로 하고 있다. 방학 동안 틈틈이 도로 주행을 함께 해서 꽤 잘하는 편이지만 걱정은 된다. 다행히 아직은 재미있다고 하고 안전하게 잘 다니는 것 같다. 집 앞에서 학교 앞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배차 간격이 넓어 아침마다 놓칠까 하여 아예 일찍 나선다. 퇴근 때는 항상 놓치고 10분 정도 걸어 역에서 버스를 탄다. 아직은 나도 재미있다.
태권도 가기 전에는 왔었는데 수요일은 수업이 6시에 끝나 늦을 것 같아 버스를 타고 태권도에 갔다 일찌감치 나선 데다 차가 바로 연결되어 1시간 전에 도착해 도장 옆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재미난 책을 읽었다. 시간이 데어 도장에 들어갔는데 사범님만 계셨다. 아뿔싸 8시 20분 시작인데 아무 생각 없이 8시에 맞춰 간 것이었다. 읽던 책을 꺼내 보며 다리 찢기를 했다.
흰띠 두 분이 차례로 와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체조를 하고 글러브를 끼고 손기술을 연습했다. 흰띠 두 분이 같이 하고 나는 사범님이 잡아 주셨다. 여러 가지 지르기와 발차기를 했는데 손기술이 빨라졌다고 칭찬해 주셨다. 20분을 남기고 품새를 시작했다. 나는 5, 6장을 흰띠 분들은 태극 1장을 연습했다. 5장에 어려운 동작이 있어 걱정되긴 하지만 연습하면 못할 게 없다고 믿는다. 3월 말에 심사가 있다고 하셨다. 이번에 통과하면 빨간 띠이고, 다음에 7, 8장을 연습해 단에 도전한다.
수업이 끝난 후 사범님이 상장과 메달을 주셨다. 너무 쑥스럽고 웃음이 자꾸 나왔다. 흰띠 두 분이 멋지다고 해 주셨는데 움직일 때마다 메달이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너무 웃겨 다 같이 엄청 웃었다. 품새는 1등, 겨루기는 2등이었다. 조별로 등수가 있고 아마도 많이 참가하지 않은 탓일 게다.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끝나고 역까지 셋이 같이 걸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동지의식 같은 게 느껴졌다. 둘은 역 근처에 살아 음식점들을 지나며 여기 맛있다고 맛집들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잘 가지 않았던 곳인데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차가 아닌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