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급심사와 보라띠

태권도 117회 차

by Kelly

4개월 만에 심사가 있었다. 원래 지난달에 했어야 했는데 관장님이 외국 나가 계셔서 한 달 미뤄졌다. 덕분에 흰띠 분들은 4~5개월째 흰띠를 계속 유지하셨다. 나는 이번에 빨간 띠를 받는 줄 알았는데 보라색이었다. 다음이 밤띠 그리고 빨간 띠라고 하니 아직 첩첩산중이다. 그래도 8월쯤 국기원에 도전해 보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이제 남은 것이 태극 7장과 8장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연습해서 일단은 태극 품새를 끝내야겠다.

도장에 일찍 간다는 게 더 늦어버렸다. 게다가 연습을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바이올린 연습하다가 도장 갈 시간이 다 되어 허둥지둥 나서는 바람에 연습 한 번 못 해보고 바로 5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5장 동영상을 몇 번 보았다.


처음에는 기본 동작들 지르기, 막기, 발차기를 했는데 쉬지 않고 20분을 연달아했더니 땀이 엄청 나고 숨이 찼다. 그 후 흰띠 분들의 태극 1장 품새가 있었다. 어찌나 절도 있게 잘하시는지 깜짝 놀랐다. 게다가 거울인 양 똑같이 하시는 걸 보니 둘이 연습을 얼마나 했을까 싶었다. 이어서 혼자 태극 5장을 했다. 관장님이 영상을 촬영하셔서 부담되었다. 연습 한 번 못한 게 후회되었다. 순서를 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도장에서 수없이 연습한 덕분인지 틀리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고, 다른 분들이 박수를 쳐 주셨다.


마지막으로 겨루기를 했다. 그동안 터치 겨루기, 약속 겨루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올림픽 겨루기를 했다. 발로 몸통 부분을, 그리고 손으로 명치 부분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몸에 닿지 않게 공격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를 바꿔 가며 1분씩 세 번을 했는데 3분 후에는 숨이 가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태권도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까?


모든 순서가 끝난 후 우리는 숨을 고르며 앉아 관장님의 말씀을 들었다. 띠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처음에는 다섯 색만 있었지만 요즘은 주 3회인 곳이 많아 승급 때마다 띠 색을 바꾸기가 어려워 띠 색깔을 늘렸다고 한다. 도장마다에 자율권을 주어 각자 도장 사정에 맞추어 띠를 제공한다고 한다. 다음 주에 띠를 받는가 했더니 바로 수여식을 하셨다. 보라색 띠는 그동안 둘렀던 주황색보다는 왠지 좋아 보였다. 사실 내가 보라띠 받은 것보다 흰띠 두 분이 노란띠 된 것이 더 기뻤다. 앞으로도 같이 재미있게 수련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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