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전에 원래 이전 담임 선생님께 편지 쓰는 시간을 갖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시간을 주지 못했다. 스승의 날 이벤트를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금요일 점심시간에 연구실에 잠시 가 계시라고 해서 칠판에 뭔가 쓰려나 보다 했다. 5교시에 들어가 보니 모두 불을 끄고 책상을 밀고 바닥에 동그랗게 앉아 내가 들어갈 때 박수를 치며 축하해 주었다. 칠판에는 내가 만들어 둔 아이들 개인별 자석 사진과 감사 인사들, 그리고 이름 삼행시가 있었다. 심지어 미러볼이 돌아가며 휘황찬란한 빛을 내기까지 했다. 너무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어서 아이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연신 이야기했다.
중학교 수업이 늦게 끝나는 작년 아이들이 속속 메시지를 보내왔다. 월요일에는 교실로 네 명이 찾아왔는데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중학교로 배정받아 다니는 아이들이었다. 꽃과 화분, 작은 선물과 편지를 손에 든 아이들과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각별했던 작년 아이들, 올해 우리 반 아이들도 선배들을 닮아 간다. 선배들이 칠판에 남긴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는 전날 메시지에 우리 반 아이들이 ‘네, 명심할게요.’라고 적고 별 표시도 해 놓았다. 어찌나 귀여운지.
4월에 가까운 학교로 배정받아 다니는 아이들 몇 팀이 다녀갔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도 다들 잘 지낸다는 말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정작 나는 나를 있게 하신 분들께 감사드렸는지 돌아보기도 했다. 스승의 날이 아니더라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표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