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지역 교육가족이 모인 에듀 오케스트라 첫 공연이 있었다. 작년에 계획했던 일인데 코로나로 올해로 미뤄졌었다. 인원 변동도 있었고,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연주회를 잘 마쳤다. 없는 악기들은 지휘자 선생님이 계신 학교의 관악부 아이들이 채웠다. 악기로 처음 무대에 서시는 분들도 많아 걱정되었지만 선생님들의 저력과 성실함으로 부족하긴 하지만 나름 멋진 무대였다.
지난주와 이번 주는 주 2회 연습을 했는데 끝나고서도 돌아가지 않고 파트별로 남아 연습했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다. 처음 시작부터 함께한 멤버가 많이 없어 얼떨결에 악장이 되었는데 책임감에 더 연습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들어가는 게 헷갈리는 부분들이 있어 따로 연습을 여러 번 했었다. 예전보다 음정이 정확하긴 하지만 도약이 많은 부분에서 흔들릴 때가 있어 걱정되었다. 관악기들이 빵빵하게 연주해 든든했다. 타악기도 정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멤버 중에 팀파니를 연주하는 준비된 선생님도 계셨고, 비올라 하시는 선생님은 학창 시절 작곡을 했다고 한다. 다재다능한 여러 교육가족을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값진 시간이었다. 비올라 선생님과 콰르텟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분이 그 말씀을 하셔서 기대가 되었다.
첫 연주였지만 떨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연습하던 속도가 아닌 부분, 갑자기 빨라지는 부분들이 있어 당황하긴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했다. 무거운 타악기를 학교까지 다시 옮기느라 고생한 중학생 연주자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정말 큰 일꾼으로 자랄 거라 믿는다. 6월 25일 전쟁 72주년 기념일에 하게 된 연주여서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곡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앙코르 곡을 따로 준비하지 못해 그 곡을 한 번 더 연주했다. 연주하는 우리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받은 곡이다. 2학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가을의 전설’도 하자고 해야겠다.
이번 연주에는 연주자들의 가족과 제자들을 비롯한 지인들이 꽤 많이 왔다. 나는 여러 번째 공연이라 특별히 알리지 않고 남편만 불렀는데 나가는 길에 로비에 함께 계시던 선생님들과 장학사님도 계셔서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연주 전에 벌써 다음에 할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분이 모차르트 심포니 35번을 하고 싶다고 했고, 어떤 분은 레미제라블 같은 묵직한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2학기에도 공연 계획이 있는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좋은 분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
P.S. 하루 동안 밥을 다섯 번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먹고, 점심을 먹고 악기를 옮기려고 갔더니 그곳에서 또 김밥을 주셔서 먹었다. 리허설 끝나고 네 시가 조금 넘어 또 김밥을 주셔서 꾸역꾸역 두 알 남기고 다 먹었다. 연주가 끝나고 남편과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배가 너무 불러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다섯 끼를 먹다니... 늦게까지 책을 읽으며 배가 꺼지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