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자

by Kelly

개학 후 첫 주말을 연주로 바쁘게 보내고, 학교에서는 새 학기로 분주한 가운데 한 주를 지냈다. 다시 찾아온 주말, 영화도 보고 가족과 쉼을 누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를 부렸다. 이번 주는 몇 년 만에 가는 학년 현장학습 계획을 세우며 바쁘긴 하지만 아이들의 설레어하는 얼굴을 보니 보람이 느껴진다.


막내가 개강하여 내 차를 가지고 다니느라 버스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아침에 옆집 아저씨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그 이야기를 했더니 미니쿠페를 사지 않겠느냐고 물으셨다. 아우디를 중고로 사서 타던 차를 팔아야 한다고 하셨다. 잠깐 미니쿠페를 타는 딸을 상상했지만 매월 할증되는 주차비 5만 원과 딸의 자동차 보험료를 생각하며 죄송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지난 학기는 버스에서 책을 읽었는데 눈에 안 좋을 것 같아 이번에는 사색을 좀 해볼까 한다. 비 오는 거리, 초록색을 찾아 바라보고, 버스 안 승객들을 관찰하고, 이들의 사연을 상상하며 나름의 신선놀음을 해 본다. 오케스트라 가는 날은 바이올린을 들고 탄다. 초경량 케이스에 세컨드 악기를 넣으면 뛰어다닐 수도 있다. 다행히 조금만 걸으면 오케스트라 연습하는 학교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고, 그 버스는 우리 집까지 바로 간다. 한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지만.


월요일 태풍으로 태권도 수업이 미뤄졌다. 저녁 시간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집에 갔는데 어영부영하다 보니 잠잘 시간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가족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서 좋다. 둘째가 인턴으로 다니고 있는 회사가 일을 많이 시키는데 비해 박봉이라 고민을 들어주었다. 인테리어 업계가 원래 좀 그런가 보다. 원래 건축 디자인을 하고 싶어 했는데 자격증 따느라 1년을 보낸 뒤 바로 들어온 제안이어서 수락하는 바람에 고생이다. 하지만 인테리어 현장에서 실제 경험을 쌓다 보면 나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설계를 할 때도 도움이 되겠지.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며 위로와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학기에는 졸업연주회가 있어서 하는 일 없이 마음만 분주하다. 연주회 전에 작은 무대에서 같은 곡을 연주할 기회를 얻었고, 그쪽에서 반주자도 구해 맞춰볼 날을 잡아 연습실 예약까지 했다. 졸연 때 뭘 입을까, 드레스를 고르다가 버린 줄 알았다가 옷장에 걸린 드레스 중 가장 심플한 검정 드레스를 발견하고 물에 흔들어 빨아 두었더니 준비가 다 끝난 느낌이다. 이제 연습만 열심히 하면 된다. 졸연 며칠 전에는 교사 오케스트라 연주도 있다. 이번에도 악장을 해야 해서 부담은 있지만 1학기 때 한 번 해 봤으니 이번에도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 주말에 처음으로 검정 정장 한 벌을 구입했다. 그동안 그렇게 연주를 다녔지만 제대로 된 옷은 처음 샀다.


바쁘고 설레는 2학기, 학급 아이들의 생활태도가 1학기에 비해 조금 더 안정되었고, 서로 사이가 더 좋아졌다.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한다. 아이들과의 끈끈한 관계 유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발휘한다. 졸업 때까지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들면서 사고 없이 즐거운 학교생활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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