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의 비결이 무엇일까? 특별히 그 일을 좋아해서일까, 아니면 노력의 결과일까? 바이올린을 늦게 배워 그런지 열정에 비해 실력이 느리게 향상되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다. 어렸을 때 좋은 선생님에게 배우는 행운을 가진다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가 보다 수월할지 모른다. 복잡한 가정사에도 할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뛰어난 비올리스트가 된 용재 오닐을 보면 재능도 있어야 하겠지만 뒷받침해 줄 여건도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좋은 학교 간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뛰어난 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잘 배워도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재능을 썩히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꼭 전문가가 되어야만 행복한 것도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며 배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것도 좋지만 요즘은 여러 방면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융합적 인재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피아노 치는 의사, 그림 그리는 변호사, 노래하는 간호사, 색소폰 부는 사장님 등 자신의 분야 이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기량을 가지고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칠드런 액트라는 책에는 피아노 치는 판사도 나온다.) 자신의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눈을 조금만 크게 뜨고, 그 속에서 아등바등 사는 삶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 힘든 직장 일도 기쁘게 하고,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는 일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진정한 고수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다른 사람의 인정에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실력이 오르는 것은 가파른 언덕길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점점 잘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안 된다 싶다가도 갑자기 순간 깨달음이 오면 어느새 훌쩍 그 단계를 뛰어넘어 있는 것을 느낀다. 실력 향상은 비탈 식이 아니라 계단식이다. 극한의 순간을 뛰어넘어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는 일, 그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한 분야의 고수가 되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