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에 불을 댕긴 모임

by Kelly

코로나로 앙상블과 오케스트라 활동을 모두 접고 소규모인 교회 챔버만 참여하고 있었다. 학기 중 주 1회 레슨만 지속적으로 받던 중이어서 연습의 동력을 많이 잃었던 시기에 재작년부터인가 친하게 지내 온 블로그 이웃님의 제의로 작은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녀가 5년 동안 키워온 '인뮤직'이라는 단체는 전문 연주자에게는 지속적인 무대와 안정적인 레슨을 통한 수입원을, 아마추어 취미생들에게는 실력 향상을 위한 레슨과 연주 기회를 제공하는 상생적인 곳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연 연주 횟수가 50 회를 넘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자랑한다. 늘 온라인으로만 지켜보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 열정에 감탄만 하다가, 뒤늦게 활을 잡은 아마추어 연주자이자 무대에서 활약하는 프로이기도 한 대표님을 실제로 만날 기회가 생겼다. 나와 비슷한 사람 6명 모임 단톡 방에서 온갖 수다를 풀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고, 모두 음악을 정말 사랑하고, 직장과 육아로 어려운 중에도 짬을 내어 서로의 연습을 독려하는 소중한 만남을 가져왔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재능이 뛰어난 건지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 것인지 볼 때마다 놀라운 이들과 연주 모임을 갖기로 하고 악보를 나누고 서로 녹음을 하거나 녹화를 해서 공유하며 개인 연습 시간을 가졌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이 풀리지 않아 반으로 나누어 모임을 갖기로 했다. 첫 모임은 2주 전에 했었는데 나는 가지 못해 부러워했었다. 이번에는 우리 차례여서 오랜만에 일주일 동안 맹연습을 하고 예배 후 용인으로 향했다. 멀리서 모이는 바람에 우리는 조금씩 늦고, 선생님은 일찍 도착해 처음부터 레슨처럼 진행했다. 덥기도 했지만, 방역 차원에서 유리창을 앞뒤로 다 열고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위풍당당 행진곡을 간단히 찍고,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1, 2악장을 차례로 연주했는데 처음에 반주 없이 둘이만 할 때는 집에서 하던 속도보다 빨라 긴장이 되었는지 활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 간단히 티칭을 받고 다시 했다. 업보우가 약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랐던 걸 알게 되었고, 스타카토라고 너무 짧게 끊기보다는 울림 있는 소리로 밀어서 연주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더 연습해서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 2악장은 조금 느리기도 하고, 적응이 되기도 해 여유 있게 연주를 했다. 탱고도 연습했는데 곡의 디테일한 부분을 어떻게 연주해야 할지 잘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처음에는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했다는 인뮤직은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분들로 큰 단체가 되었다. 그 속에는 '더 가까이 앙상블(현악)'과 '인피아(피아노)' 소모임이 있다. 그동안 어떻게 단체를 키워 왔는지 내막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대표님을 비롯한 운영진 분들이 많은 고생을 하시는 것 같아 안쓰럽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사람들의 모임이라 서로 간 상처도, 오해도 있겠지만 음악으로 모두 이겨내고 한 계단 한 계단 성숙해 가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더 좋은 연주로 함께하고 싶다.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다시 연습을 즐겨야겠다.


오늘 다녀온 후 영상을 나누면서 또 단톡 방이 후끈해졌다.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배우는 모임, 나와 닮은 사람들을 이제라도 만나 행복하다. 앞으로 이분들의 발전을 지켜볼 것이 기대된다.

keyword
이전 09화슬럼프가 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