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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Nov 05. 2022

행복했던 연주와 국기원 연습

태권도 181회 차

  금요일이 연주회라 목요일에 태권도에 다녀왔다. 원래 화목반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국기원 4품 준비하는 중학생만 수업 중이었다. 목요일에는 둘이 같이 수업을 받았다. 도장에서 둘만 국기원을 갈 예정이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옆으로, 앞으로 스트레칭을 한 다음 바로 기본 동작들을 연습했다. 1단 도전을 위한 발차기들과 4품 도전을 위한 동작들을 했다. 1단 동작은 쉬운데 4품은 역시 어려웠다. 관장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중학생 친구를 보며 따라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다녔다는 그 친구는 동작마다 곧잘 했다. 예의 바르고 차분하고 학원도 안 다니는데 공부도 잘한다고 한다. 


  다음에는 품새를 태극 4장부터 6장까지 각 세 번 정도 했다. 4, 5장은 얼마 전에 다른 분들과 연습한 적이 있어 기억이 났는데 6장은 너무 오랜만에 하는 거라 낯설었다. 동작들은 생각이 나는데 순서나 비슷한 동작 중 어떤 것인지 헷갈렸다. 그래도 세 번씩 하니 마지막은 좀 나았다. 4장부터 8장 중 어느 게 나올지 모르니 집에서도 영상 보며 연습을 더 해야겠다. 


  품새만 해도 땀이 나는 게 정상인데 내가 힘을 많이 싣지 않아서인지 평소보다는 땀을 덜 흘렸다. 품새를 제대로 하면 힘이 많이 든다고 하셨다. 힘을 뺐다 마지막에 더 절도 있게 해야겠다. 잘하는 친구와 개인교습받는 느낌이어서 보람된 수업이었다. 


 



  금요일은 공연이 있었다. 작년에 만들어지고 올해 두 번째 공연이었다. 1학기보다 2학기는 연습 시간이 부족해 걱정했었는데 그리 어려운 곡들이 아니어서 즐겁게 했다. 이번에는 반 학생과 부모님도, 지인 분도, 가족도 초대를 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을 보내고 공연장으로 갔다. 아직 리허설 시작 전이긴 했지만 일찍 오신 분들과 함께하는 중학생 연주자들이 무거운 타악기들을 싣고 내려 세팅해 두셔서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다. 두 번째라 그런지 다들 저번보다 여유가 있어 보였다. 리허설을 잘 마치고 대기실로 갔는데 인원에 비해 넓어 쾌적했다.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되어 무대로 올랐다. 이번에는 조율이 잘 된 피아노가 있어 피아노 음에 맞춰 조율을 하려고 했는데 피아노 소리를 듣고 관악기 쪽에서 소리를 내어 놀랐다. 얼른 그쪽으로 A음을 드리고 첼로와 바이올린을 향했다가 앉았다. 두 번째라 덜 긴장되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들 관객이 많았다. 첫 곡을 무사히 끝내고 1부 두 번째는 해설을 곁들인 동물의 사육제를 연주했는데 피아노 치신 선생님이 학교 아이들을 많이 초대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연주보다 설명이 긴 느낌이 있긴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였을 것 같았다. 


  1부 후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2부 곡은 좀 수월했기 때문이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2부에서는 정말 즐기는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었다. 남은 곡이 줄 때마다 아쉬울 정도였다. 연주가 끝나고 밖에 나가니 반 아이와 어머니께서 와 계셨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연주가 재미있었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지인 분은 선물과 앙코르 영상을 보내주고 먼저 가셨다. 가족과 함께 집에 가서 초밥을 먹고 바로 교회 분 가족상이 있어 장례식장에 다녀오느라 바빴지만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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