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게 의심하기

싱크 어게인 (애덤 그랜트)

by Kelly


작년 졸업생 아이들이 선물한 책들 중 하나이다. 굉장히 두꺼운 이 책을 나를 위해 골랐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동안 바빠 못 읽고 있다가 며칠 전부터 짬짬이 읽었다.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고, 교사인 나에게 유익한 내용이 꽤 있었다. 이 책을 고른 작년 아이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생각을 다르게 하라는 말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으나 생각을 다시 하라는 건 조금 낯설데 게다가 간단해 보이는 이 말을 하려고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썼다는 것도 신기했다. 논문 버금갈 정도로 참고도서가 많았는데 이해하기 그리 어렵진 않았다.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관심 있는 부분은 자세히 읽고 생소하거나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도 했다.


지식과 정보는 날이 갈수록 생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은 이미 사실이 아니거나 쓸 수 없는 정보가 되기도 했다. 그런 시대를 사는 우리는 ‘나이 든 지혜자’ 보다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함’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부족함이 많으므로 오만하기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바라보는 메타인지를 가져야 한다. 누군가의 지적을 기분 나쁘게 생각하기보다 다른 생각에 마음 문을 열 필요가 있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고수하지 말고 실수임을 공언하는 것이 신뢰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조망 효과’를 가지라고 한다.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보며 거대한 우주 속 지구 그중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되면 자신의 고민들 중 많은 부분들의 강도가 약하게 느껴질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 유익한 부분들이 많아 좋았는데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 개방형 질문을 많이 하고 반영적 경청(잘 듣고 있음을 알리는 적극적 경청), 그리고 학생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소망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교과서가 사실은 틀릴 수도 있음을 아이들과 함께 인지하고,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아이들과 해보고 싶은 활동이 ‘1학기 때로 돌아가 자기 자신에게 편지 쓰기’이다. 책에서는 대학생들에게 ‘1학년 때의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 그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적어보게 하였고, 그 결과를 게시하여 수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1학기 때로 돌아가 편지 쓰기는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안에 하고 싶은 수업도 하나 생겼다. ‘열정 강연의 날’이다. 최고의 학습법은 남을 가르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고 준비하는 동안 엄청난 성장을 할 것이다. 아이들 저마다 흥미로워하는 주제를 가지고 초보자에게 가르치듯 수업하게 해 보려고 한다. 친구들이 가진 전문 지식에 감탄하며 서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틀렸음을 알고도 마음을 바꾸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지금까지 자신의 삶이 모두 경험 기계(가상현실)이라면 실제로 돌아가겠는가, 아니면 그대로 가상현실 속을 살겠는가, 하는 물음에 46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경험 기계(가상현실)을 택했다는 실험에서 알 수 있다. 심지어 그들 중 반은 자신이 실제로는 모나코의 억만장자 예술가라 해도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생각을 다르게 하거나 바꾸는 것은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터널 시야는 몰입 상승을 높여 결국 정체성을 유실케 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대안이 되는 다른 자아에게 마음을 닫아버리고,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따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충격받은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자주 묻는다. 그리고 그것이 없음을 의아하게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살아갈 시대에는 현재의 직업이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고, 새로운 수많은 직업이 탄생할 것이므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얼마든지 여러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아이들 마음에 심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는 고민해 봐도 되지 않을까? 하나 더 놀란 것은 행복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행복만이 최우선이라 생각할 경우 그렇지 않은 많은 상황에서 좌절하기 때문이다. 너무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지 말라고 한다. 지금보다 조금 앞선 시간들을 계획하는 것이 너무 앞서 나간 허황한 계획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자. 책에서 좋았던 것이 1년 중 한 두 번은 그동안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휴식기를 가지라는 것이다. 브레이크 없는 삶은 위험할 수 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dYKA2uMJK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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