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소설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by Kelly

학교 도서관 신간 코너에 꽂힌 걸 보고 얼른 빌려 왔다. 시간이 없어 조금씩 읽던 중 사서 선생님이 누군가 찾으시는데 반납 가능하냐는 메시지를 보내셨다. 주말 동안 다 읽고 월요일에 반납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여러 일정으로 시간을 못 내다가 주일 밤 책을 잡고 한숨에 다 읽었다.


편의점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소이고, 어느 누구든 이용해 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친숙하다. 나는 편의점을 애용하지는 않지만 목이 너무 마를 때, 배가 너무 고플 때, 꼭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할 때 가끔 들른다. 점주인지, 점장인지, 아르바이트인지 모를 사람들의 지친 표정을 볼 때도 있지만 때로 친절한 분들도 만난다. 이 책 속에는 그런 이들이 여럿 나온다. 어떤 이는 삶에 찌든 채, 어떤 이는 즐거움으로 일을 한다.


지난 방학 동안 여행을 준비하던 딸이 동네 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근무를 하며 물건들을 받아 진열하고, 밤새 매장을 지켰었다. 아침에 요즘 유행하는 빵을 들고 와서 그날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곤 했다. 이 책에 나오는 JS(진상 손님)도 있었고, 재미있는 손님들도 있었다. 빵을 사기 위해 오래 기다리는 꼬마 손님도 있었고, 커피를 사서 오히려 놓고 가는 손님도 있었다고 했다. 이 책에서도 그런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첫 책도 좋았지만 이번 책도 나쁘지 않았다. 첫 이야기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코로나 시대를 사는 이야기라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고, 벌써 옛날 일이 된 것처럼 맞아, 그때 그랬었지, 하며 읽었다. 점장 오여사의 이야기부터 내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근배 씨의 사연, 그리고 1편 사장님의 아들이자 2편의 사장인 민식의 궤도 수정, 그 외에도 편의점 손님들의 개인사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마치 각각의 맛을 잃지 않은 채 버무려져 환상의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말이다.


이 책은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실감 나게 그렸기 때문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냉장고처럼 밤 새 누군가는 냉장고 열 듯 편의점을 찾는다는 작가의 비유가 멋지다.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편의점, 조금은 불편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Always 편의점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궁금했던 독고 씨의 뒷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조금 섭섭했지만 전 사장과 민식의 뒷이야기가 따뜻해서 좋았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3nIRznjq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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