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섬 (쥴퓌 리바넬리)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받고 바쁜 중에 짬짬이 읽었다. 노벨상 작가에 버금가는 터키(튀르키예) 작가의 책이라는 말에 보내달라고 했었다. 바쁜 일정이 줄줄이 있어 한 번에 읽지 못하긴 했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아 나눠 읽어도 괜찮았다.
상징을 담고 있기도 한 이 이야기의 배경은 한 작은 섬이다. 이사 온 순서대로 집에 번호를 붙이고 오순도순 사이좋게 살아가던 섬의 주민들에게 어느 날 새로운 주민이 찾아온다. 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경호원들과 함께 섬으로 들어온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그다지 들지 않는 정치인을 환영하기는 어려운 법. 라라와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은 친한 친구인 소설가가 환영행사에 나오지 않음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총을 든 경호원이 있는 저택은 다른 집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를 잘라버리라는 전 대통령의 명령에 나무들이 싹둑 잘려 나가고, 갈매기의 공격이 있은 이후 전 대통령은 급기야 주민들을 모아놓고 갈매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상상 초월 이상야릇하고 잔인한 제의에 주민들은 당황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주인공과 라라와 소설가는 속이 타들어간다.
환경론자인 작가가 지극히 정치적인 소설을 썼다고 자부하는 이 책은 터키(튀르키예)의 한 작은 섬이 배경이지만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나 적용 가능한 우화다. 자연을 파괴하면 자연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전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오래 전도 아닌 일들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주민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모습이 전형적으로 그려져 있다.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읽으며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소설가를 대신해 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의 어설픈 듯한 문체가 정겹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