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약 2년 전 이 책을 읽었다. 당시 여러 블로그에서 소개되기도 했지만 군에 갔던 아들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며 권해 바로 구입해 읽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게 된다는 걸 알고 기다렸다. 영화는 책을 아주 잘 표현해 냈다. 실제 동물행동학 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영화 속 주인공 카야를 통해 습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아름다운 습지가 영화 화면을 통해 완벽하게 그려진 것을 보니 감개무량했다.
내용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끔찍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카야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살아오며 겪은 가족과의 이별과 홀로 남겨짐, 그리고 자연의 위로가 법정 이야기와 함께 번갈아 진행된다. 흔적이 없는 사건이지만 사라진 물건과 남겨진 자취가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한 것이다. 습지에 홀로 사는 소녀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두려움도 그 의심을 거들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책에 더 자세히 나온다.
나는 이 영화에서 카야가 글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부분이 감명 깊었다. 그녀의 곁에는 어린 시절 오빠의 친구 테이트가 있었다. 습지 생물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그림으로 완벽히 그리는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출판사에 보내 보라고 한 것도 그였다. 만약 테이트가 없었다면 그녀의 삶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이 영화는 많은 것을 품고 있다. 사랑이야기이기도 하고 사건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것보다 아름다운 습지 풍경이 좋았다. 핸드폰과 태블릿으로 본 게 아쉬웠다.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보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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