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했던 일

by Kelly

어제 너무 황당한 일이 있었다. 2주 전엔가 관장님이 광화문에서 태극 1장 기네스북 도전 행사를 안내해 주셨다. 태권도복을 입고 만 명이 넘는 태권도 인구가 광화문광장에 모여 태극 1장을 한다고 했다. 창피하긴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해 신청을 해 두었다가 어제 도복을 입고 광화문에 간 것이다.


갈 때만 해도 이상한 기운을 느끼지 못했는데 광장에 도착하니 도복을 입은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사범님께 광화문에서 모이는 것 맞느냐고 메시지 했더니 ‘오늘이 아니라 다음 주’라고 하셨다. 그제야 안내문을 보니 25일이었다. 토요일인 것만 보고 소중한 시간을 날려 먹은 것이다.


가기 전에 남편이 점심 맛있는 것 먹지는 제안을 했는데도 뿌리치고 집에 있던 밥을 우걱우걱 대충 먹고 나선 길이어서 너무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박장대소를 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갔던 길을 되돌아와(버스를 갈아타 가며) 겨우 집에 도착했더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남편과 아이가 나를 보고 어찌나 웃는지. 나도 하도 기가 막혀 함께 웃었다. 도복까지 휘적휘적 입고 대낮에 활보했던 즐겁지만은 않은 추억이다.


다음 주 토요일에는 나의 단짝 친구가 멀리 진주에서 지인의 결혼식 축하차 서울에 온다 하여 만나기로 한 날이라 기네스북 도전에는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 만 명의 도복 입은 사람들을 구경할 기회를 놓쳐 아쉽지만 나의 소중한 친구를 몇 달 만에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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