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풍경

by Kelly

3월이 시작된 지 벌써 20일이 지났다. 새 학기로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나는 아직도 가끔 헷갈리긴 하지만 아이들 이름을 다 외웠고,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다. 서로 서먹하던 아이들끼리도 이제 선뜻 다가간다. 아직 혼자 있거나 내 주변을 맴도는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3월이 끝나갈 때쯤이면 더 친해져 있겠지.


지난주에 총회를 마쳤고, 이번 주에는 상담 신청을 받아 다음 주에 부모님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면 상담이 처음 이루어지는 해여서 부모님들도 많은 기대를 갖고 계실 것 같다. 우리 반은 12분이 대면을, 7분이 전화 상담을 신청하셨다. 상담 전에 학생들과 개별 면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는데 5교시 후 점심 먹고 하교를 해 6교시가 1주일에 두 번뿐이어서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리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려우면 설문조사 형식으로라도 아이들 생각을 알아보아야겠다.


우리 반 아이들의 특징은 그림 그리는 걸 아주 좋아하고 잘 그린다는 것, 노래 부르는 것과 게임(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기초 수학은 잘하지만 아직 응용문제를 어려워한다는 것, 그리고 독서 수준 차이가 크다는 것 등이다. 같이 정한 규칙을 잘 지키고 작은 일이라도 심부름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며 서로 예의 바른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누가 물건을 바닥에 쏟으면 주변 아이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함께 주워 정리해 준다.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작년에 효과가 좋았던 주말 이야기, 칭찬 샤워(일주일에 한 명씩 포스트잇에 칭찬을 써 주는 일) 나 티끌 모아 태산(100칸을 채우면 선물을 받는데 모두가 20, 40, 60, 80칸을 채우면 자리를 바꾸고 잠깐 영화를 보는 제도)을 올해도 하고 있다. 칭찬 샤워는 별 것 아닌데도 굉장히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이번에는 아침에 아이들 등교하면 나와 주먹인사를, 수업 시작 전 아이들끼리 아침에 다 같이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하는 것, 그리고 3학년은 학급 회장이 없어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아 아침에 수업 안내와 규칙 읽는 것을 새롭게 하고 있다. 규칙을 아침마다 읽어서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규칙을 무척 잘 지키고 있어 아직은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 손이 얼마나 작고 귀여운지. 왜 아이들 손을 고사리손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6학년 4년 하고 보는 3학년 학급은 또 다른 세계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과 주로 할리갈리를 비롯한 간단한 보드게임이나 둥글게 앉아서 할 수 있는 손뼉 게임 같은 것을 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키보드를 내려놓았더니 아이들이 줄을 서서 한 명씩 쳤다.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질서 있게 연주를 하는 아이들. 그리고 생각지 않게 잘 치는 아이들이 있어 서로 격려하며 손뼉 쳐 주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칠판에는 자석으로 된 다트 판도 붙여 두었더니 그것도 서로 순서를 정해 던지고 있다. 공부시간에 집중하고 경청하느라 힘들 텐데 쉬는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충분히 풀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순조로운 한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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